정부, 농협 현물출자 방침 결정...막판 쟁점은?
정부, 농협 현물출자 방침 결정...막판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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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도로공사 지분 절반씩 총 1조원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정부가 지난 2일 출범한 농협금융지주에 정책금융공사가 가진 산은금융지주와 도로공사 주식을 반반씩 총 1조원 규모로 현물 출자한다는 '타협안'을 내놓으면서 정부와 농협간 줄다리기가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정책금융공사와 협의해 도로공사 주식을 출자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농협 측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산은지주 주식을 포함, 각 5000억 원씩 총 1조원을 현물출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기존에 정책금융공사는 정책금융 기능 약화를 우려해 비상장 주식인 도로공사 지분을 출자한다는 입장이었고, 농협은 유동화 할 수 있는 기업은행과 산은지주 지분을 요구해온 터라 이번 방침은 정부가 한 발짝 물러났다고 평가받고 있다.

다만 확정안이라 하기엔 정책금융공사와 농협 간에 합의되지 않은 세부적 조건들이 있어 현물출자가 빠르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이번 방침은 아직 협의 중이고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며 "공사 입장에서는 정책금융 역할 때문에 도로공사 지분을 출자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농협금융은 실질적으로 출범 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춰서 나왔고 농협금융에 현물출자를 받아도 농협중앙회에서 다시 회수해갈 것이라 금융지주 입장에서 급할 이유는 없다는 설명이다.

만약 올해 안에 현물출자 여부가 결론이 나지 않아도 내년 경영전략에서 투자 부문에는 차질이 다소 생길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다는 것. 또한 농협금융은 산은지주 지분을 농협에 출자하는 안이 확정될 경우에도 4월 임시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정부 동의를 얻을 때까지는 현금화된 주식을 받을 수 없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이나 정책금융공사나 이 문제를 마무리 짓고 싶은 마음은 같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시기보다 중요한 것은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협금융은 급한 게 없고 오히려 농협중앙회 쪽에서 자금을 받아야 해서 서두르려고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입장이 이런 만큼 농협금융은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가겠다는 생각이다.  농협금융 측이 양보할 수 없는 사안으로 꼽는 것은 농협금융 우선주 배당율과 현물출자 받을 도로공사 주식의 상환 여부다.

정책금융공사가 농협금융에 현물출자를 하면 그 대가로 농협금융 우선주 6.5%를 넘겨받게 된다. 지난달 농협금융은 이 우선주에 대해 1% 이하의 저배당을 하기로 결정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또한 도로공사 주식의 경우 상장되지 않았고 유동화가 어려워 농협금융은 5년 뒤 정부가 스왑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도로공사 주식은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적고 현재도 액면가 1만원인데 평가는 9000원으로 받고 있어 상환 시점에 현금상환해도 수익이 나지 않고 처분이 어려워 부담만 된다"고 하소연했다. 꼭 기업은행 주식이 아니라도 유동화해 활용이 가능한 주식을 출자받는 편이 낫다는 것.

한편, 국회 예산안에서 농협금융지주에 2012년 중 출자를 하라고 명시한 만큼 정부는 올해 안에 농협 지원을 마칠 의무가 있다. 농협금융 측도 하반기까지는 현물출자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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