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銀, '공룡탄생'이냐 '종이호랑이'전락이냐
한국씨티銀, '공룡탄생'이냐 '종이호랑이'전락이냐
  • 황철
  • 승인 2005.03.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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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후 행보 평가 부정적...씨티파워 못살리고 있다.
갈길 바쁜데 화학적 통합 지지부진 노사 파열음도 여전.
결제시스템 이중구조 업무혼선 가중.

한국씨티은행이 인사 및 전산시스템 통합 작업에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며, 통합 시너지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은행내 문화적 이질감 역시 극심한 상황이어서, 당초 은행대전의 핵으로 부상했던 입지도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통합 후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업무결제시스템조차 통합되지 않아, 심각한 업무혼선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합은행 출범 초기, 업무파악을 위한 보고서 제출 요구가 잦은 상황에서, 이러한 결제시스템 미비는 고스란히 직원들의 업무가중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는 “양 은행간 인사·결제시스템이 통합되지 않아 서로 접속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이러한 문제는 업무혼선은 물론 비합리적 방식에 따른 업무량 가중 등으로 직원들의 고충만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문화적 통합 작업에서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출범 초부터 지적되던 언어장벽 문제는 잇딴 불협화음을 내며 노사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현재 한국씨티은행 노조 한미지부는 ‘영어사용 전면금지 운동’을 펼치며 은행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7월 노조합의를 통해 한국어가 사내 공식언어가 됐지만, 여전히 공문서나 행내 게시물 등을 영어로 작성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한미지부는 언어적 차이는 업무 효율성 저하는 물론 영어능력에 따른 인사 불이익 우려 등 직원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미지부 관계자는 “영어사용의 굴레를 벗지 못하면 전 직원은 물론 고객까지 영어에 불필요한 힘을 낭비해야 한다”면서 “조합 차원에서 부당한 영어사용 강요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측은 옛 씨티은행의 경우 영어가 공식언어로 통용되며 업무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기 때문에 한순간에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명확한 의사전달을 위해 영어사용이 필요한 경우도 많은 만큼, 노사 모두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렇게 화학적 통합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은행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의 약진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씨티은행이 글로벌 뱅크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통합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현 상황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아 보인다”면서 “한미은행 경영권 인수 후 9개월이 지난 상황에서도 통합작업에 난항을 겪는 것을 보면, 단기간 내 씨티은행의 도약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은 옛 씨티은행과 한미은행의 전산시스템과 신용카드시스템의 통합작업을 각각 오는 8월과 10월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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