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뚝'…전세시장, 춘삼월 '한겨울'
거래량 '뚝'…전세시장, 춘삼월 '한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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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봄 이사철 전세대란 없을 것"

[서울파이낸스 신경희기자]  새학기를 앞둔 이맘 때, 예년 같으면 좋은 학군 지역에 이사하려는 학부모와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 등의 전세 수요로 거래가 활기를 띄어야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대표적인 학군지역으로 꼽히는 강남·목동 지역들의 전셋집을 찾는 문의가 크게 줄어드는 한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의 전·월세 거래량이 8만3183건으로, 전월(10만1768건) 대비 18.3% 줄었다. 이는 전년 동월(8만8384건)보다는 5.9% 감소한 수치다. 특히 강남3구(-10.5%) 양천구(-20.3%) 노원구(-8.8%) 등 학군수요가 많은 지역들의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전세 수요와 거래가 줄어들며 가격도 하향 조정됐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전달보다 3000만원 하락한 2억8000만원 선에 거래됐고, 대치동 선경2차 84㎡는 작년 3분기보다 최고 2억 떨어져 4억5000만~5억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강남구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해 12월(-0.2%)부터 올 1월 -0.6%, 이번달 -1.1%의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학군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 전셋값 변동률은 지난해 11월 -0.3%, 이어 12월 -1.2%, 올해 1월 -3.4%, 2월 -5.6%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작년 7월 청실아파트 등의 재건축 이주 수요로 전셋값이 폭등했던 가격이 빠진 셈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청실 등 재건축 이주수요로 전셋값이 급등한 기저효과로 인해 전세시장이 조용하다"며, "광역학군제가 도입되고, 자립형 사립고·혁신학교 등의 등장으로 고학년 위주로 형성된 학군프리미엄이 저학년으로 이동하면서 학군 특수가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전세 재계약시 가격 상승분이 컸던 것도 작용했다. 처음 전세 계약을 했던 2년 전보다 전세금이 크게 올라, 이를 감당하기 힘든 세입자들이 재계약을 포기하고 저렴한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전세수요 일부가 줄어들며,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자연스레 전셋값이 떨어졌다.

이처럼 전셋값 상승세가 다소 진정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봄 이사철과 새학기를 앞두고 전세난이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고가 전세 수요가 줄어들었고, 윤달이 있어 예비 신혼부부들의 전셋집 장만도 예년보다 빠르게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수급 불급형이 많이 완화된 상황"이라며, "재건축 이주수요 등을 제외하면 작년과 같은 극단적인 전세난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도 "계절적인 수요는 있겠지만, 작년에 전셋값이 워낙 많이 오른데다 일부지역  재건축 이주 수요를 빼면 평년과 달리 전세시장이 잠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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