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성급한 해외투자로 또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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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G사업에 수백억 투자…사업불허로 손실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강현창·장도민기자] 미국의 4G 이동통신 업체에 투자한 SK텔레콤이 당국의 사업불허 방침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됐다.

21일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010년 5월26일 제316차 이사회를 통해 미국 라이트 스퀘어드社의 지분매입을 결정한 뒤 같은 해 11월30일 지분 3.3%를 675억9000만원에 사들였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1년간 무려 59% 가량 폭락했다.

당시 라이트 스퀘어드는 오는 2015년까지 인공위성으로 미 전역을 연결하고, 지상 네트워크를 임대해 4G 네트워크를 구축한뒤 이를 통신업자들에게 재판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지난 14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성명을 통해 라이트 스퀘어드가 추진하는 4G 네트워크망서비스가 GPS 등의 전파를 방해한다며 사실상 '사업 불허'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서는 라이트 스퀘어드의 파산설까지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라이트 스퀘어드의 모회사는 하빈저 캐피탈이라는 헤지펀드로,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1000억원대의 손실을 안긴 투자를 권유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근무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최 회장은 하빈저 캐피탈에서 아시아와 중동지역 등을 대상으로 M&A 투자 등과 관련한 업무를 하는 A매니저의 소개를 받아 하빈저 캐피탈의 부실채권(NPL) 등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1월29일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SK네트웍스도 하빈저 캐피탈이 운영하는 펀드에 13억9900만위안 가량을 투자한 것이 확인됐다. 단 이틀만에 3000억원이 넘는 SK그룹 자금이 하빈저 캐피탈에 투자된 셈이다.

SK텔레콤은 앞서 2009년 5월에도 하빈저의 '글로벌 오퍼튜너티 브레이크웨이'펀드에 1251억원을 투자한 바 있어 투자손실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라이트 스퀘어드 사업 불허 방침에 따라 하빈저캐피탈 운영펀드도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지난 17일 하빈저 캐피탈의 설립자인 필립 팔콘이 라이트스퀘어드 가치 하락으로 인한 투자금 반환 소송에 휘말리는 등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와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향후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며 "문제가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지난 2005년 미국 가상통신망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5억6000만달러의 손실을 입고 3년만에 철수했던 전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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