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치테마주, 안철수·문재인 '결자해지(?)' 뿐이다
[기자수첩] 정치테마주, 안철수·문재인 '결자해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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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지난 8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팬클럽인 일명 '나철수(나의 꿈, 철수의 꿈,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라는 지지모임이 결성됐다. 그러자 안 원장과 재단은 다음날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입장을 정리했다. 안 원장 측은 "재단과 전혀무관하다"며 "이같은 조직에 대해 참여하는 개인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사례는 국내 주식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의 심각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금융당국의 강도높은 제재와 으름장이 단기약발에 그친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정치테마주는 '독버섯'처럼 영역을 더욱 확장해가는 모양새다. 사돈에 팔촌도 모자라 특정 정치인과 안면이 있다는 풍문만으로도 해당 기업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해가고 있다.

주식시장이야 어차피 '투기'적 요소를 배제하기 어렵다손 치더라도 해도 이쯤 되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얼마전 금융감독원이 '바른손'에 대해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된 정황이 포착됐으니 투자에 주의하라"고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거래소 역시 조회공시 등을 활용해 이상급등 현상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오히려 테마주 임을 확인시켜주는 역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미투자자들의 단순 '폭탄돌리기'로 치부하고 있지만, 이같은 정치테마주에 대한 '광기'를 그냥 내버려두기에는 적잖은 사회·경제적 비효율성을 수반하고 있다. 무엇보다 '장기 투자문화'를 훼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다.

지금 시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제 2, 제 3의 정치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정치테마주에 기생하는 작전세력 역시 4~5년만에 찾아오는 선거를 악의적으로 이용해 선량한 개인투자자들을 먹잇감으로 활용할 것이다.

먹잇감으로 전락한 개인투자자들은 뒤늦게 추락하는 주가에 땅을 치고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다. 정부가 제 때 나서지 않았다며 손실의 책임을 금융당국으로 돌릴 개연성도 농후하다. 

결국 해답은 단 하나 뿐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정치테마주의 '주인공'인 안 원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 진정성을 담아 테마주를 둘러싼 근거없는 기대심리를 차단시켜야 한다. 현 주식시장 테마주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마찬가지다.

물론 해당 기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이들로서는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겠지만, 테마주 거품의 원인이 이들로부터 파생됐다는 점에서 '결자해지'라 해도 크게 무리는 없어 보인다.

자신의 이름을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는 테마주가 결코 이들의 향후 행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나철수'와 마찬가지로 테마주 투자자들 역시 대한민국 유권자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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