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의 脫보수?…한은·산은, 파격인사 '눈길'
금융공기업의 脫보수?…한은·산은, 파격인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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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성과·능력 중시…산은, 고졸출신 대거 승진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채선희 서미선기자] 금융권에서의 '파격인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서열파괴, 초고속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보수적인 성향의 한국은행과 산업은행 등에서도 파격적인 인사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은 110명의 승진 예정자를 미리 발표하며 내달 '파격 인사'를 예고했다. 

이번 한은 인사에서는 이례적으로 50대 초반 인력이 1급으로 승진되고, 조사 연구 부문과 지역본부 등 상대적으로 승진인사가 뜸했던 부문에서 승진대상자가 포함됐다. 

특히 전승철 정책기획국 팀장과 김태석 기획국 팀장은 2급 승진 이후 3년 만에 1급 승진 예정자에 포함되며 성과와 능력을 인정받았다. 안희욱 인재개발원 팀장, 박운섭 발권정책팀장, 김한수 국제총괄팀장 등 팀장급 3명도 62년생으로 50대 초반의 나이에 1급으로 승진했다.

승진 인사가 없기로 유명한 경제연구원에서는 강종구 연구실장, 김준한 차장 등 박사급 중견 연구인력을 2급으로 승진시키는 한편 연구전문인력으로 채용한 김현정 연구실장을 발탁해 2급으로 승진시킬 예정이다.

이외에도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지역본부(신병곤, 울산본부)에서 2급 승진자를 배출했고, 3급 승진에서도 2명(전북본부 최재훈, 강릉본부 석우현)을 승진 예정자에 포함시켰다.

이같은 '파격 인사'는 김중수 한은 총재의 성향이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게 안팎의 시각이다. 김 총재는 연초 신년사를 통해 "한은법 개정 등의 통과로 인해 한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내부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며 "젊고 아이디어가 샘솟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개혁인사를 예고해왔다.

같은 맥락에서 금융권에서는 내달 진행되는 정기인사에서도 한은법 개정으로 인한 '금융안정' 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최근 고졸 및 지방대 출신 행원 채용에 이어 간부급 직원 인사에서도 고졸 출신을 전격 발탁해 세간의 주목을 사고 있다. 특히 강만수 산업은행장(겸 산은지주회장)의 '보수적 인사' 원칙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산은은 최근 센터장·지역본부장·부서장 인사에서 고졸 출신 부점장 2명을 지역본부장으로 발탁하고 신규 임용 지점장의 55%를 고졸 출신으로 임용했다.

마산상고 출신인 박성명 금정지점장은 부산경남지역본부장으로, 광주상고 출신인 양동영 재무회계실장은 호남지역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상무급인 지역본부장에 고졸 출신이 임용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산은은 또 신규 일반지점장 20명 중 11명을 고졸 출신으로 채웠다.

이달 초 강 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권 파격인사에 대해 "산은은 비상상황도 아니고 파격 인사는 필요없다"며 보수적 인사 원칙을 강조했었다. 이번 인사에 대해 '깜짝 인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의 '민영화'에 대비한 영업력 강화라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산은 관계자도 "산은의 민영화 목표라는 큰 틀에서 보면 민영화 전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도 또 다른 과제"라며 "고졸 출신이라도 능력이 있고 실적이 좋은 사람은 임원까지 지낼 수 있도록 인사를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산은금융지주와 산업은행은 연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조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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