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특수영업직 연수 '사실상 퇴직 종용'
외환銀 특수영업직 연수 '사실상 퇴직 종용'
  • 황철
  • 승인 2005.0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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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업무 무관, 전직 창업 소개 빈축
과도한 생활통제 정신교육 위주에 불만

최근 외환은행이 업무능력 강화를 명분으로 후선배치에 해당하는 특수영업직에 대해 대대적인 집합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연수 과정에서 재취업이나 창업 방법을 소개하는 등 실질적인 ‘퇴직 종용’에 가까운 교육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참여 직원들은 감점위주의 과도한 생활 통제 속에 비인격적 대우가 자행되고 있다며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마저 호소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특수영업팀 직원 203명 전원을 대상으로 지난달 17일부터 2주간 일정으로 총 4차례(1회당 50여명)에 걸쳐 집합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2회차에 들어간 집합연수는 업무교육과 함께 극기훈련, 신념화프로그램(정신교육)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직원들과 노동조합측은 이번 연수가 업무능력 향상이라는 취지보다 그동안 사측과 꾸준히 갈등을 빚고 있는 특수영업직에 대한 징벌의 성격이 강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일반적인 연수가 관련 직원 전체의 참여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이번 연수의 경우 부서장 및 파견 직원을 제외한 채 특수영업팀 소속원들로 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특수영업팀의 영업력과 내부결속 강화를 위한 연수라면 담당 3개 업무(카드판촉, 부실채권 회수, 주택담보대출 영업)를 관장하는 부서장과 파견 직원들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또한 연수진행자가 수차례 국민은행 사례를 언급하며 창업이나 재취업 방법을 소개하는 등 직원들에게 사직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특히 연수 프로그램이 업무와 관련된 교육보다 극기훈련과 병행한 정신교육에만 치중하고 있어, 참여 직원들이 인간적 모멸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물론 직원연수 시 극기훈련 등을 병행하는 것은 은행권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후선으로 밀려난 외환은행 특수영업팀 직원들의 경우 이러한 연수 방식에서 오는 피로감의 차원이 다르다는 게 노조측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상적 팀에 속한 직원들과 달리 비자발적으로 특수영업팀에 전보 조치된 이들은 이미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돼 있고,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일부 연수 참여자들의 경우 환청, 환각 등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까지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수는 통보과정에서부터 노사간 잡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사측은 연수공고나 세부일정 등을 정식공문에 따르지 않고, 이메일을 통해 개별 직원들에게 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1차 연수의 경우 2주간의 합숙훈련에 앞서 3일 전에서야 직원들에게 집합을 통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은행측은 이 같은 논란과 관련, 이번 연수는 특수영업팀 일부 직원들의 요구에 의해 이뤄진 사안이며 진행과정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업무 능력 강화가 가장 큰 목적이며, 연수 과정에서 재취업이나 창업 등과 같은 전직 프로그램이 포함될 수 없는 일”이라고 완강하게 부인하면서 “이번 연수는 특수영업팀 일부 직원들의 자발적인 요구에 의한 것으로 일반적인 연수에서처럼 업무교육과 함께 정신교육이 함께 병행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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