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해외 플랜트 인력확보 경쟁 '치열'
건설업계, 해외 플랜트 인력확보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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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 플랜트 '호조' 전망

[서울파이낸스 신경희기자] 건설업계가 설연휴 전후로 플랜트 인력 확보 전쟁에 돌입했다. 건설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의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인력 투자에 나선 것.

◇ 스카웃경쟁 과열 '우려'

20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오는 26일까지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플랜트사업본부(Metal Plant 분야·Offshore Plant 분야 등) 경력직을 채용한다.

이어 27일까지 해외 Project Financing 전문가 채용을 실시한다. 해외 Project Finance 조달관련 업무 5년 이상 유경험자로, 해외학위 보유자 및 해외근무 유경험자를 우대한다.

금호건설은 25일까지 토목시공 분야 해외 Project 전문직 모집에 나선다. 자격요건은 토목산업기사 자격증 이상, 토목시공 경력 5년이상(과장급), 대졸 이상의 학력을 요구한다. 호반건설도 30일까지 건축시공·건축공무·현장공무·안전관리 등 각 분야에서 3~5년 경력을 쌓은 직원들을 채용한다.

대우건설과 삼성중공업은 오는 31일까지 각각 해외현장 전문직(기계분야)과 조선해양·풍력·중전기분야 전문 엔지니어를 채용한다. 포스코엔지니어링도 현장소장(사우디)·구매계약 분야 경력사원을 모집하며, 자격요건은 해당직무 경력 8~10년과 상급수준의 영어회화 또는 기타 외국어 회화능력자여야 한다.

이처럼 채용 비수기인 설 연휴에도 채용소식이 줄을 잇는 것은 연초에 인재들을 입도선매하기 위한 전략이다. 해외건설 현장에서 바로 투입돼 해당국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지라, 토익 스피킹 등 점수 제출이 의무화되어 있거나 토익 테스트 등 영어시험을 진행한다.

하지만 플랜트 분야에서의 기술력과 해외현장 실무경험을 갖추고, 외국어에도 능통한 인재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건설사들의 인재 유치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이고 해외건설 시장은 국내처럼 좋지 않아서,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에 집중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해외건설 전문인력 양성이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 때문에 숙련된 기술자들이 전반적으로 부족해 경쟁업체 직원에 대한 스카웃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종업체간 일부 인력 이동은 불가피하겠지만, 스카웃 경쟁 과열은 끊임없이 마찰을 일으키고 핵심인력 유출이 우려된다"며 "업계 상생 차원에서라도 무리한 인력 빼가기는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여러 건의 수주가 쏟아지는 등 스카웃 경쟁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이달 2일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가 대우건설과 사우디 '살만 베이 하우징(The Salman Bay Housing Project)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히며, 올해 첫 해외수주 신호탄을 쏘았다.

이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카타르 루자일 부동산개발 주식회사가 발주한 루자일(Lusail) 신도시내 도로공사, 포스코엔지니어링이 모로코 인광석 프로젝트를 각각 수주했다.

지난 17일 삼성중공업이 일본계 호주 자원개발업체인 INPEX社와 2조6000억원(해양플랜트 중 역대 최고 금액)규모의 해양가스처리설비(CPF)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정초부터 줄곧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시 플랜트가 건설업계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총 649억84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정부는 올해 지난해보다 7.7% 늘어난 700억달러의 해외 플랜트 수주고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해외 직원들 '氣살리기'

이와함께 건설사들은 해외 근무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17~19일까지 설 연휴를 앞두고 해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 가족 2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해외 근무 직원 가족 초청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임직원 가족들은 그림자 공연 감상, 대림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칼 라거펠트 사진전 '워크 인 프로그레스'(Work in Progress) 관람, 움직이는 도록 만들기 등 문화 예술 체험 기회를 가졌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이날 행사 중 해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이 가족에게 전하는 새해 인사와 소망이 담긴 영상편지가 공개돼 감동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 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매년 '해외근무직원 가족초청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 행사는 허명수 사장이 사업총괄 사장(COO) 시절이던 지난 2008년에 기획해 처음 실시됐으며, 허 사장이 직접 참여해 직원들과 가족들을 격려하며 각별한 애정을 쏟아왔다.

GS건설 관계자는 "GS건설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해외근무자 가족들간 유대강화를 위해 개최되는 행사로, 앞으로도 해외근무 직원의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올해 해외 플랜트·발전·환경 분야 사업을 강화해 GS건설의 중장기 전략인 '비전 2020'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이달초 열린 'Vision 2020 선포식'에서 "오는 2020년까지 수주 35조원, 매출 27조원, 영업이익 2조원 규모의 지속 가능한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대내외에 선포한 바 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도 해마다 연말연시를 해외 현장 직원들과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달 27일 출국해 올해 1월 1일 신정까지 5박 6일의 일정으로 인도 고속도로 현장을 방문해, 해외직원과 함께 올해를 맞이하며 그간의 노고를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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