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뺀 SC은행, 두마리 토끼 잡을까?
'제일' 뺀 SC은행, 두마리 토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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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미지 불구 '외국자본' 인식 부담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SC제일은행이 '제일'을 빼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글로벌 은행'이라는 이미지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온전히 '외국계은행'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은행은 전날 서울 공평동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제일은행'이라는 행명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SC은행은 지난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8년만에 '제일'의 간판을 내리고 1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스탠다드차타드의 행명만을 사용하게 됐다. 아울러 제일은행이라는 행명은 54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SC은행은 사명변경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인지도가 높은 '스탠다드차타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측은 "스탠다드차타드라는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통해 한국 내에서 최고의 국제적 은행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C은행은 '국제적 역량·약속·성장'이라는 세 가지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은행으로의 발판을 마련하다는 전략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지역에 걸쳐 있는 스탠다드차타드의 국제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하고, 선진금융의 역량을 한국에 도입해 성장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명변경의 근본적 이유는 '이미지 쇄신'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SC은행 노조는 지난해 6월 사측의 '개인성과급제' 도입을 막고자 금융권 내 최장기 파업을 진행했다. 이에 '금융권 내 최장기 파업'이라는 수식어는 SC제일은행의 꼬리표가 됐다.

파업은 두달여간 진행됐지만 노조는 지난해 12월 서성학씨를 위원장으로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고 성과급 도입을 비롯한 사측의 방침들을 저지할 것임을 밝혀 노사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C은행이 얻게될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일'이라는 상호가 빠지면서 외국계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것.

과거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제일은행 인수 당시 상호를 유지하기로 한 것도 '외국자본'이라는 부정적 인식에 기반한 토착화의 일환이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행명은 은행이 추구하고자 하는 전략과 신념, 의지를 담고 있다"며 "SC제일은행에서 제일이라는 상호가 빠질 경우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 계열은행이라는 이미지만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SC은행 측은 "제일이라는 이름은 향후에도 제품과 서비스 명칭에 계속 사용될 것"이라며 제일은행의 역사와 전통은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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