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기업은행장 취임1년...향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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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고객 1천만 돌파…中企 대출도 '두각'
은행권 '메기' 역할…과당경쟁 촉발 지적도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이달 28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내부 출신 행장으로 안팎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조직을 이끌어온 지난 1년간의 성적표는 일단 '합격점'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책은행으로서의 본연의 임무는 물론 은행권에서의 '메기'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는 평가다.

앞서 조준희 행장도 1년 전 취임식에서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뿐 아니라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도록 대출 및 M&A와 컨설팅, 해외진출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기업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연체대출 최고금리를 13%로 기존보다 5%포인트 인하했고, 내년에는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최고 2%포인트 낮춘다는 계획이다. 6개 여신취급 수수료를 폐지한 것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서다.

특히 기업은행은 글로벌 금융불안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소기업 지원규모를 대폭 확대하면서도 양호한 자산건정성을 유지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리스크관리'를 이유로 중소기업 지원을 줄였다.

실제로 올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 부문에서 은행권 전체 순증의 31.6%(올해 10월 기준)를 차지하며, 잔액기준 시장점유율이 전년대비 0.5%포인트 상승한 21.2%를 기록했다.

소매금융 부문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다. 조 행장은 평소 '예금 없이 대출 없다'는 지론을 내세워 수신확보를 위한 다각적은 노력에 나섰다. 인력, 점포 등 은행의 조달기반을 확대해야 중소기업 지원 폭도 넓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조 행장은 개인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억지 영업'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캠페인과 프로모션은 폐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어 매주 1회꼴로 진행하던 캠페인 프로모션을 없애고 직원들이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해줬다"고 전했다.

결국 조 행장의 이 같은 노력은 '개인고객 1000만 명 돌파'라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944만 명이던 개인고객은 지난 5월 1000만 명을 돌파해 현재는 1045만 명으로 늘었다.

올해 기업은행은 개인예금 부문에서 사상 최고 실적인 6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창구조달 예금이 10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업은행은 금융권 고졸채용 바람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기업은행은 올해 157명의 고졸 행원을 뽑아 금융권에 고졸채용 바람을 일으켰던 만큼 내년 고졸 채용 인원은 163명으로 올해보다 소폭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창구 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의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고졸 채용이 필요해서 뽑았는데 그게 사회적으로 파장이 컸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경우 국책은행이면서 사실상 시중은행과 경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따라붙는다. 중소기업 지원 확대 및 대출금리 인하 조치가 자칫 은행권의 과당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정부의 요구와 자율경쟁 사이에서 적정한 경영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것이 조 행장의 과제라는 얘기다. 더욱이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 등을 앞두고 은행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조 행장은 내년 화두로 '축기견초'를 내걸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초를 세우고 초석을 단단히 하겠다는 의미로,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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