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첫 간담회...신중 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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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뱅크론 '줄줄'…은행권 현안파악은 아직?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이 22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은행산업의 역량 강화와 고용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박 회장은 은행산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한 메가뱅크(대형은행) 필요성에 대해서는 자세한 답을 내놓은 반면, 가계부채 급증, 금융지주 매트릭스 등 은행권 현안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견해를 내놓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금융당국 및 'MB맨' 회장들이 포진해 있는 금융지주사와의 불필요한 신경전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답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 회장은 2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회가 기업에 1차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고용창출"이라며 "하지만 무조건 채용을 늘리라고 기업에 강요할 게 아니라 은행산업이 성장하면 채용도 자연스레 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은행들은 지난 두 차례 금융위기을 겪으면서도 건전성, 수익성 면에서 잘 방어했다"며 "금융권 전체 채용규모는 지난 1997년보다 7.9% 늘어났는데, 은행권은 같은기간 16.7%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은행권의 역량 강화를 주문하면서 '메가뱅크(대형은행)'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과거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메가뱅크를 만들려는 시도를 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을 수주하면서 UAE정부가 세계 50위권 은행의 보증을 받아오도록 요구했다"며 "하지만 우리 은행들은 제일 큰 은행도 80위권에 불과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메가뱅크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도 "산업, 기업, 우리은행 등 민영화가 필요한 은행들을 묶어서 파는 것을 추진했을 때, 당시 매수자들은 메가뱅크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하더라"며 찬성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또한 덩치가 커지면 매수자를 찾기 힘들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아무리 덩치가 커도 매력이 있으면 사고 , 작아도 매력이 없으면 안사는 것이 투자자들의 입장"이라며 "세계적으로 투자할 자금은 넘쳐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가계부채 증가, 명예퇴직으로 인한 노사갈등, 지주 매트릭스 도입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견해를 내놓지 못했다. 주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과 우리금융 회장 재임 시절의 경험에 기반한 견해를 밝히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은행권 역할에 대해서는 "가계부채의 문제는 빚을 내서 집을 샀는데 집값이 오르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서 "은행권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당국의 '구두 지시'와 관련해서도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달 신동규 전 회장은 퇴임하면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가율 제한과 관련해 은행권 임원들을 당국으로 불러 구두 지시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최근 SC제일은행 등 은행들의 대규모 명예퇴직에 대해서는 "1명이 명예퇴직하면 다수의 신규 채용이 늘수 있는 좋은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답했으며, 금융지주사의 매트릭스 도입에 대해서도 "시중은행들을 만나서 얘기해 봐야할 문제"라며 질문을 비켜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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