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금융업종 전망] 건전성 ·리스크관리 '발등의 불'
[2012년 2금융업종 전망] 건전성 ·리스크관리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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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종헌기자] 내년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체, 신용정보사 등 2금융권의 화두는 리스크관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 촉진을 위한 금융완화정책이 수년에 걸쳐 지속된 가운데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한편,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등의 일련의 사태 전개가 국내 경제활동에도 적지 않은 위축을 초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금융권의 경우 소비와 긴급생활자금 대출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대내외 금융환경 악화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은 연체율 상승 등 경영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타 업권보다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적인 예로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이 담보 위주의 위험성이 낮은 여신이 많은 반면 2금융권은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이 담보가 된 고위험 여신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요인 역시 내년 경제 전망이 부정적인 가운데 리스크관리 능력이 타 업권 대비 더욱 요구되는 배경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상당수 경제 전망보고서들이 내년 금융산업 키워드로 '위험관리강화'와 '건전성개선'을 꼽은 것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금융권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이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수수료 인하 등 수익성 악화

카드 부문는 카드시장 구조개선 등 금융당국의 계획 등의 영향으로 신용판매 이용실적증가율이 둔화되고, 체크카드가 이를 일부 보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드사의 자산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신판 실적이 준다는 것은 기존의 안정적인 수익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 카드대출 증가폭 제한 등으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지난 카드사태 등으로 가계부채의 주요 원인이 카드사용 증가로 인식되면서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카드정책 또한 예상되고 있어 성장을 이뤄내기 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캐피탈사,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 축소

캐피탈업계 관계자들은 주요 캐피탈사가 자동차 금융 시장을 전속시장으로 가지고 있고 이 부문에 대한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가계경제 악화에 따른 소비위축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가계부채 등의 영향에 따른 금융소비자들의 경제활동 위축은 완성차 업계의 내수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에 따른 캐피탈 업권의 내년 1년 살림살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캐피탈사들은 전속시장 유무에 따라 표정이 엇갈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현대캐피탈, 아주캐피탈, 효성캐피탈을 비롯해 주요 외국계 캐피탈들은 전속시장을 확보하고 있어 일정부분의 안정적인 매출은 기대될 수 있지만, 전속시장을 확보하지 않은 중·소캐피탈 들은 영업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틈새시장에서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은행 등 1금융권의 가계대출 제한으로 중고차대출 시장 등으로 수요가 확대돼, 이 시장에 진출한 일부 캐피탈사로서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등을 내세워 호기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부동산 경기 회복이 건전성 개선에 관건

저축은행업계의 경우 그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어려움으로 영업정지 사태가 이어지면서 업계의 신뢰도 추락은 물론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에 따른 추가 부실 우려 또한 낳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부동산만 살아나면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단번에 좋아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PF가 저축은행의 건전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부동산시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저축은행의 부실 PF 사업장에 따른 충당금 적립 및 환매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은행지원부 기획분석팀 이미영 팀장은 "저축은행권의 자산건전성이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자산관리공사의 PF채권 시장매각 및 사업 정상화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 및 환매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재편과 관련해선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된 현 시점에서 향후 저축은행업계는 재무구조가 건실한 우량 저축은행과 재무지표가 다소 열악한 저축은행으로 차별화되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해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는 만큼 이들이 저축은행의 모범 운영사례를 시장에 보여준다면 업권의 신뢰도 회복과 함께 수익모델을 찾아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대부업체, 이자율 인하 상쇄 위한 자산 확대 필요성 대두

고금리 장사를 해온 대부업체의 경우 갈수록 인하되는 최고 금리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내년 이자율 인하를 상쇄시킬 수 있는 대출자산 확대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자율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문을 닫는 업체들이 올해만 1000여곳에 달하고 있는 데다 일부 대형 대부업체의 경우 법정 이자율 한도 초과 징수에 따른 대부업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공격적인 영업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종종 들리고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대부업의 특성이 내년 성장을 위한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가계경제가 어려울수록 대부업권에 대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들이 보수적으로 접근될 것으로도 예상되고 있다.

갈수록 강화되는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의 금융정책들 역시 대부업체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신용정보업계, 적당히 경기 안 좋으면 영업에 득

채권추심회사가 주를 이루고 있는 신용정보사 업계의 경우 업종의 특성상 적당히 경기가 나쁘면 오히려 수익성이 좋아진다. 시장에 부실채권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이를 위탁받아 영업을 할 수 있는 채권 또한 증가하기 때문이다. 즉, 일감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경기가 침체될 시 채무자들의 채무상환 능력이 극도로 악화돼 채권추심의 회수율이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업권 관계자들은 이 같은 요인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신용정보법 개정 등 관련 법 개정으로 강화된 채권자의 정보 보호 강화 등으로 내년 채권추심에 적지 않은 비용과 어려움도 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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