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 '절묘한 타이밍'의 하나금융硏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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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해외 금융그룹의 '원뱅크 체제' 전환 사례를 놓고 "국내 금융그룹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외부환경에 대처하려면 조직구조를 정비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최근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막판 가격 재협상을 벌이는 등 외환은행 인수가 임박했다는 금융권의 분위기와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하나금융지주 산하의 민간연구소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 28일 '미즈호파이낸셜, 원뱅크(One Bank) 체제로 전환'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미즈호은행과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을 통합해 '원뱅크 체제로 전환한다"며 "두 은행의 합병으로 향후 4년간 약 1000억엔의 수익 개선 효과를 기대된다"면서 원뱅크 체제 전환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기준 일본 2위 은행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오는 2013년 상반기까지 자회사인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과 미즈호은행을 통합하기로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했다.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이 소매금융을 담당하는 미즈호은행을 흡수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지난 2000년 3개 은행의 통합으로 출범한 미즈호그룹은 200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미즈호은행과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의 '투뱅크'체제를 유지해왔다.

보고서는 이 때문에 "개인과 법인을 구분해 사업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와 달리 한 지주에 두 은행이 분리되면서 의사결정 지연, 비용 소모적 사업구조 형성 등 경영의 비효율성이 심화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3월 미즈호은행 ATM의 전산망 장애(116만건 서비스 중단)로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서 그룹의 지배구조 강화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됐다는 것.

이에 보고서는 "이번 그룹사 아래 두 은행의 합병을 통해 향후 4년간 400억엔의 비용절감, 600억엔의 추가수익 창출 등 총 1000억엔의 수익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연구소는 "국내 금융그룹도 글로벌 금융위기 및 금융권 경쟁심화 등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내부조직구조 정비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를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외환은행을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는 하나금융의 향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측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더라도 당분간 하나은행-외환은행 투뱅크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결국 의사결정 지연과 비용 소모적인 사업구조 때문에 결국 원뱅크 체제로 가지 않겠냐는 전망이 두텁다.

보고서를 낸 김영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이후 상황을 염두하고 작성한 보고서는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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