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한국에서 잘 살고 있는 한 가족이 기록상으로는 이민 간 걸로 돼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MBC가 누군가 일가족의 신분을 통째로 훔쳐 미국에서 살고 있는 게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24일 보도했다.
병원을 찾은 56살 최모 씨. 암투병 중인 최 씨에게 의료보험이 중단됐다는 황당한 답변을 듣게 된다.
이번엔 동사무소. 주민등록이 사라졌다. 직원은 버젓이 눈 앞에 서있는 주민에게 다른 나라 사람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어찌된 일인지 외교통상부에 물었다. 놀랍게도 최 씨 가족 4명은 20년 전 미국으로 이민 간 걸로 돼 있다. 단순 착오가 아니라,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최 씨 가족을 사칭해 이민 신청을 내고 출국한 것.
최씨 가족의 신분을 도용한 사람들은 미국 내 영사관에서 4차례나 여권을 발급받아 수차례 한국을 들락거렸지만 한 번도 적발되지 않았다.
합법적으로 여권을 발급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따내기 위해 이런 '신분세탁'을 한 것으로 추정될 뿐, 지금 이들이 미국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가족단위의 신분 바꿔치기'는 초유의 사건. 외교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청 외사국은 현지 공관에 연락을 취하는 한편 최초에 여권이 도용된 경위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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