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IB 미래는? Ⅲ] "증권사 '옥석가리기' 시작됐다"
[대형IB 미래는? Ⅲ] "증권사 '옥석가리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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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 최순영 연구원 "新사업모델 구축 시급"

▲ 최윤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대형IB 도입 이후 증권업계를 바라보는 학계의 목소리는 신중했다.

하지만 대형IB 안착 이후 달라지는 증권업 판도 변화 가능성과 함께,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차별화된 사업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을 표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IB 도입이 당장 중소형사에 '압박'이 될 수는 없어 구조조정에 대한 예측은 이르다"면서 "헤지펀드와 프라임브로커리 시장 형성은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헤지펀드의 경우 생성 초기인만큼 선점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형IB 안착이 향후 증권사들간 격차를 확대시키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이미 대형증권사들은 중소형사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대형IB 도입이 이 과정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며 "결국 궁극적으로 대형-중형 증권사의 '투 티어 시스템(two tier system)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기존 사업 모델의 별다른 차별성 없이 사실상 완전경쟁 체제에 내몰려 점차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중소형사들의 활로는 대형IB가 아닌 '부티크 IB'등 전문화된 사업모델이 대체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미국 인수 합병자문사 순위에 부티크 IB들이 20위권에 진입하는 주목할 면한 변화가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설립기간이 10년 미만인 신생회사로 오랜 기간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가진 경영진의 힘으로 성과를 일궈냈다.

실제 지난 8월 구글의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부문인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시 전략 및 재무 자문을 담당한 투자은행은 대형 IB가 아니었다. 설립한지 3년도 안되는 IT분야 벤처기업 전문 투자은행이었다.

이는 천편일률적인 사업 모델에 매달리고 있는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에 대한 시사점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는 "중소형사의 성장활로는 자기가 잘하는 것을 찾는 것"이라며 "수수료를 둘러싼 출혈경쟁을 통해 IB사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단지 트랙레코드를 쌓는다고 명성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최 연구원은 중소형증권사들의 인식전환을 촉구했다. 대형IB 도입 이후 달라질 금융환경에서는 전문 인력과 특화 사업 부문 강화가 필수라는 설명이다.

그는 "무엇보다 사고의 전환이 중요하다. 오너쉽에 매달리기보다 이제 사업측면에서 좀 더 크게 봐야할 시점"이라며 "'트럭'이 당장 '스포츠카'가 될 수는 없겠지만 트레이딩 부문에 대한 혁신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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