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약주, 보험업계에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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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인하로 보험업계 수혜 예상

[서울파이낸스 윤동 장도민기자] 제네릭(복제약) 판매 위주였던 국내 제약 업계가 '약가 인하'라는 초대형 악재를 맞았다. 유례없는 대규모 매출 손실로 국내 제약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보험업의 경우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악재 가시화…제약주 동반하락

1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39개 상장 제약업체들 중 삼천당제약 등 중소형사 8개 사를 제외한 모든 제약주가 동반 하락했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내놓은 약가인하 정책 개정안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은 8월안보다 인하대상을 기존 8700품목(62%)에서 7500품목(53%) 줄여 절감액을 2조1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축소했다.

그러나 개정안의 핵심인 일괄 약가 인하폭(53.55%)에는 변동이 없으며, 제약업계가 요구한 3년 균등분할을 통한 인하 요구 등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번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정부가 추산한 절감액 1조7000억원은 고스란히 제약사들의 매출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오리지널 제품과 제네릭간 가격차가 사실상 없어지게 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하위 제약사의 경우 가격 경쟁력까지 잃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 중소제약사 고위 관계자는 "이번 약가 인하로 매출이 20%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력만으로는 회사를 유지하기조차 힘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동아·녹십자 등 피해 크지 않을 듯

그나마 업계의 대장주인 동아제약과 2등주인 녹십자는 약가인하의 '칼끝'을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아제약의 경우 최근 메디포스트로부터 판권을 매입한 줄기세포 치료제와 천연물 신약 출시가 예상돼 실적모멘텀이 강하다는 평가다. 또한 일반의약품 슈퍼판매 허용으로 9월부터 박카스 등을 슈퍼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도 매출을 올리고 있는 요소다.

녹십자도 주력 상품인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과 혈액제제 등이 큰 타격을 입지 않은 데다 미국, 중국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피해가 심하지 않을 거란 설명이다.

다만 상위 제약사들 역시 실적쇼크로 인한 주가급락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제약사들도 매출에 5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영업이익의 30~50%는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도 "업체별 실적 추정치를 큰 폭으로 하향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제약업종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제약업의 위기상황이 보험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약가 인하로 인한 보상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태현 LIG증권 연구원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약가인하로 인한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출 감소는 손해율 개선으로 이어져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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