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11월, 모멘텀이 좋은 국면
[전문가 기고] 11월, 모멘텀이 좋은 국면
  • 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
  • parksy@taurus.co.kr
  • 승인 2011.10.2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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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영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
조지 소로스는 그의 저서 ‘금융의 연금술’에서 설명한 ‘자기암시 가설’을 말했다. 자기암시 가설은 물리학에서 얘기하는 관성처럼 인간의 인지도 관성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인데, 한번 편향되면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는 되돌려지지 않는 특성이 있다고 소로스는 주장한다.

이 가설을 2/4분기 이후 글로벌 경기에 적용하면 어떨까. 7월부터 글로벌 경기는 계절적 비수기에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위기, 중국 전력난 등이 더해지면서 기존 궤도를 하향 이탈했다.

하지만 3/4분기 이후 일시적 요인들이 제거되면서 경기는 빠르게 회복 중이다. 28일 발표된 미국 GDP가 연율로 2.5% 성장한 것이 좋은 예다. 그리고 기대를 웃도는 경제지표들이 쌓이면서 아래쪽으로 편향됐던 시장의 예상은 점차 상향 수정되고 있다.

앞으로도 실물경기 호전이 이어지며 주식시장의 반등은 연장될 것이다. 주가의 상승은 두 단계 또는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①비관적 편향이 제거되는 단계 ②일시적 요인이 제거되며 기존 사이클에 수렴하는 단계 ③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동시에 경기부양책을 쏟아낸다면 실물경기에 대한 낙관적 편향이 가세하는 단계가 더해질 수 있다.

우선 일본 대지진, 중국 전력난 등의 영향이 약해지면서 글로벌 실물지표들은 개선되고 있다. 미국의 산업생산 지표에서 일본 대지진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운수장비(자동차, 항공기) 부문 생산은 전분기 대비 2.2% 감소했는데, 일본 대지진에 따른 부품 공급 차질이 원인이었다. 하지만 3/4분기에는 전분기보다 6.2%나 증가했다.

8월 말을 기준으로 미국의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은 1.34배까지 상승했는데, 운수장비를 제외한 제조업 재고/출하 비율은 1.21배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도 개선되고 있다. 24일 발표된 10월 HSBC 제조업 PMI 잠정치는 51.1로 집계돼 전월의 49.9보다 높아졌다. 9월에는 전월대비 횡보하며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10월 들어 중국의 전력난 완화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긴축 완화, 위안화 절상 속도 둔화 등으로 중소기업들의 제조업 경기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경기가 정상을 되찾으면서 각 국 기업들은 재고를 쌓기 시작할 것이다. 더군다나 원자재 가격 하락, 고용 개선 등으로 가계의 소비 여력은 커졌다.

9월 미국의 가전과 자동차를 합친 소매판매 금액은 2008년 5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기업은 재고를 수요에 후행해 쌓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소매판매 호조는 재고 재축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책을 동시에 쏟아내면 시장은 경기에 대한 낙관적 편향을 가질 수 있다. 지난 2008년 3/4분기 당시에도 시장에는 경기에 대한 낙관적 편향이 끼었다. 지난 2/4분기와는 정 반대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재고는 필요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그리고 수요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제거되기 시작하면 너무 많은 재고는 경기하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수요의 과대평가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 즉 원가의 상승을 야기하기도 하는데, 이는 수요를 구축하고 기업 이익을 훼손한다.

향후 ECB의 기준금리 인하, Fed의 모기지담보증권(MBS) 매입, 중국의 긴축 완화 등이 시장에 낙관적 편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경우 각국의 재고 수준과 원자재 가격이 실물경기를 위축시키는 수준까지 늘어나지 않는지 유의해야 한다. 이때 주요국의 실물지표는 높아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이렇게 좋아지는 경기 모멘텀을 바탕으로 상승할 것이다. 11월에 이런 좋은 모멘텀들이 집중되는데, 이때 주가는 2000P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각 국의 중앙은행들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한꺼번에 통화 공급을 늘린다면 코스피가 전고점을 재탈환할 수도 있을 것이다. 11월은 주식을 사기에 좋은 계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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