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볕 안드는' 태양광시장…OCI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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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에 주가 1/3토막…"내년 업황부진 지속 전망"
삼성·하나대투, 4개월來 목표주가 80만원→30·40만원대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내년은 태양광 업체들에게 가혹한 한해가 될 것입니다"(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돼 태양광 업체들의 '치킨게임'이 끝나봐야 성장성을 알 수 있습니다. OCI가 치킨게임의 승자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모증권사 연구원)

OCI가 '깊은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시장의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동안 상승 기대감을 부추긴 증권사들도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OCI는 전거래일보다 5500원(2.26%) 내린 20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월말 64만원까지 치솟은 주가는 5개월만에 3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다.

OCI 주가하락은 부진한 실적이 주된 요인이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2527억원으로 전분기대비 30% 감소했다. 실적을 좌우하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40달러/Kg 중반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연초 가격은 71달러 수준이었다. 여기에 8월초부터 고조된 유럽 재정 위기와 공급 과잉 현상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증권사들은 "예상하기 어려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태양광이라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폴리실리콘 가격도 높았다"며 "3월 일본대지진 이후 대체에너지에 대한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OCI의 상승세는 곧바로 꺾였다. 지난 7월14일 2분기 영업이익은 3616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6% 감소했다. 지난 4월 1분기 4099억원으로 깜짝 실적을 발표한 만큼 시장에서는 '어닝쇼크'라는 말이 회자됐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OCI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 10개 증권사 가운데 단 2곳만이 목표주가를 하향했을 뿐이다. 이들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54만원에서 75만원 사이다.

당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하반기 태양광 시장은 독일, 미국, 중국 등을 중심으로 회복이 예상된다"며 "시장 회복은 폴리실리콘 가격 안정에 영향을 줘 주가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과 달리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최근 한달간 OCI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한 증권사는 8곳에 달한다. 평균 목표주가는 27만에서 43만원으로 3달만에 평균 20만원 넘게 낮춰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가상승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데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재 유럽 상황이 불투명한 점도 우려감을 키웠다"며 "전날 미국 시장에서도 태양광 종목 주가가 급락하는 등 태양광 시장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태양광산업의 경우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이 주 시장인데 유럽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는 동의하지만 내년 시장은 매우 어두울 것"이라며 "유럽에서 미국, 일본, 중국 등 성장축 이동 사이에 시간차가 발생했고, 세계적으로 신증설 설비, 유럽 미국 재정 위기 우려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지나친 '장밋빛 전망'이 OCI 급등락을 부추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5월 각각 89만원, 87만원으로 최고상단 목표주가를 제시했던 하나대투증권과 삼성증권은 최근 31만원, 43만6000원으로 목표주가를 재하향조정했다. 4개월만에 목표주가 격차가 50만원 넘게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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