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드 수수료 논란, 원가공개가 '답'
[기자수첩] 카드 수수료 논란, 원가공개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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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중소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 관련 쟁점의 핵심이 원가 공개 여부에 달려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카드사가 적정 수수료를 받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따져봐야 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원가 공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수료 원가가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데다 이를 공개할 경우 수수료 압박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사실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은 지난 2001년 가맹점 수수료 논란이 불거지자 산동회계법인에 의뢰해 가맹점 수수료 원가 구성을 분석한 바 있다. 당시 자료를 살펴보면 가맹점 수수료 구성은 △자금조달비 0.62% △연체 조달비 0.48% △매출처리비 0.24% △정산처리비 0.15% △가맹점관리비 0.04% △손실보상비 0.05% △직접인건비 0.17% △기타 0.20% △카드사 수익 0.30% 등이다. 이는 당시 2.25%의 가맹점 수수료를 기준으로 산출된 것이다.

10년 후인 현재 중소가맹점에 대한 평균 가맹점 수수료가 현재 2.32%(체크카드 포함)임을 고려할 때 당시와 비교해 수수료 원가를 구성하는 항목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다만, 자금조달의 경우 그 시기에 따라 비용차가 발생하는 만큼 유동적이다. 카드사들이 의견을 좀 더 보태자면 마케팅 비용 등을 원가에 어떻게 반영하는냐에 따라 수수료 원가는 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로 거둬들이는 순수 수익은 매출 한건 당 0.30% 수준이다. 10만원 매출이 발생하면 300원의 순수익이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현 1.5%의 수수료는 역마진을 초래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하지만 역마진에도 불구하고 카드사가 대형마트 등에 중소가맹점 보다 낮은 수수료를 적용하는 주요 배경은 건당 결제금액이 크기 때문이다. 즉, 매출 발생 규모가 큰 만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이 역마진을 상쇄시킬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반변 건당 매출 규모와 전체 매출이 대형마트 대비 높지 않은 중소가맹점의 경우는 대형마트와 같은 수수료를 적용 시 역마진이 불가피하다고 카드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수수료 논쟁이 재점화 된 가운데 7개 전업계 카드사 모두가 중소가맹점 수수료를 1.8%까지 혹은 그 이하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중소가맹점들은 대형마트 수준의 1.5%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사그라들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수수료 원가 공개가 불가피다는 주장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는 카드사 입장에서 현 수수료 체계에 대한 명분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케팅 비용 등 불요불급(不要不急)한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수수료 논란에 염증을 느낀다면 카드사 스스로가 이 문제에 대한 정당성과 명분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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