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건전성기준 뭘 봐야하나"…예금자들 '혼란'
"저축銀, 건전성기준 뭘 봐야하나"…예금자들 '혼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BIS비율 높다고 건전성 담보 못해

[서울파이낸스 전종헌기자]저축은행 예금자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우량 저축은행에 대한 기준을 무엇으로 봐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건전성 지표로 통용되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초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에 이어 최근 7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등 일련의 사태에서 고무줄 같은 BIS비율이 문제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예금자들은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지표가 무엇인지를 놓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선 정상 저축은행의 기준으로 여전히 BIS비율을 판단근거로 활용하고 있지만 BIS비율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우량한 저축은행으로 볼 수 없는 것이 작금의 상황이라는데 업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잠식상태라도 BIS비율(자본금+이익잉여금+후순위채/위험가중자산)은 높게 나올 수 있다"며 "과거 시장의 상황이 좋고 영업이 잘 될 때는 BIS비율이 저축은행 건전성을 확인하는 지표로 통용됐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영업환경이 악화일로에 있는 가운데 적자폭까지 확대될 경우 BIS비율만으로는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연합뉴스가 저축은행 89곳의 감사보고서와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6월 말 현재 37%(33곳)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달 18일 금융당국이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곳은 불과 7개 저축은행에 그쳤다.

물론 6월 결산에 반영되지 않은 경영개선 자구노력 등에 따른 자본 확충 결과 자본잠식이었던 경남제일, 미래, 신민저축은행 등은 BIS비율이 큰 폭 상승했고 자기자본금 역시 크게 늘었다.

경남제일의 경우 지난달 8일 332억원 증자 등으로 BIS비율이 8.7%로 상승했고 미래 역시 지난달 29일 1137억원 증자로 BIS비율이 5.25%로 개선됐다. 신민의 경우도 지난달 28일 120억원 증자를 통해 BIS비율을 6.39%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대다수 저축은행이 적자폭이 확대되며 자본금을 갉아먹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자본 확충 등으로 BIS비율이 상승하고 자본잠식률이 개선된 것만으로는 장기간 건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 저축은행 89곳의 2010 회계연도 당기손익은 3653억원 적자로 2009 회계연도 821억원 적자 대비 네 배 이상 손실 폭이 확대됐다. BIS비율이 높더라도 흑자폭을 확대하지 않는 한 건전성을 장기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예금자들을 안심시키고 동시에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저축은행 건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BIS비율 외에 다른 지표가 금융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공시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건전성 여부를 분류하는 지표로서 손익 현황이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며 "보다 합리적인 저축은행에 대한 건전성을 판단하는데 손익에 따른 자본 적정성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보다 정확한 정상 저축은행에 대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