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올해 사상 최대 이익낸다
은행, 올해 사상 최대 이익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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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銀 순이익 20조원 육박…"대출규제, 은행 배만 불렸다"

[서울파이낸스 온라인팀] 글로벌 금융불안속에서도 국내은행들은 올해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은행(18개)의 올해 순이익은 지금껏 사상 최대였던 2007년 15조원을 뛰어넘어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출금리를 올리고 예금금리를 낮추면서 은행 예대마진이 수년 내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덕분인데, 특히 지난달부터 시행한 대출규제가 오히려 득이 됐다는 분석이다.

당초 하반기에는 은행들의 영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자이익(이자수익-이자비용)이 줄어 상반기보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3일 에프앤가이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KB, 신한, 하나, 기업, 외환, 대구, 부산 등 8개 은행과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에 대한 증권사 추정 평균치는 무려 3조2천억원에 달한다.

이들 8개 은행의 3분기 순익만으로도 현대건설 매각이익을 제외한 전 은행권의 2분기 순익(3조1천억원)을 넘어선다.

이는,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였던 2005년 3분기보다 나은 실적. 당시 카드 계열사의 정상화로 2003년 `카드 대란' 때 쌓았던 대규모 충당금이 환급됐던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이같은 추세가 4분기에도 이어지면 농협, 수협 등을 포함한 18개 은행의 올해 순이익은 지금껏 사상 최대였던 2007년 15조원을 뛰어넘어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예상외로 나온 것은 다름 아닌 8월부터 시행된 가계대출 규제때문으로 분석됐다. 대출 규제를 빌미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여 부를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고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폭 오른 대출금리를 받아들여야 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7월 연 5.46%에서 8월 5.58%로 한달 새 0.12%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 대출금리 상승폭이 0.16%포인트였는데 한달 상승폭이 이에 육박한 것.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은 대출금리 결정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던 반면, 저축은행 사태로 고객들이 은행으로 몰려들자 수신금리는 낮출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8월 대출금리가 7월보다 뛰어올랐지만 8월 신규 저축성예금 금리는 연 3.76%로 7월의 3.79%보다 낮아졌다.

때문에, 가계대출 규제가 외형 성장을 가로막았을지는 몰라도 수익성만 놓고 보면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지금껏 분기별로 10조원을 넘은 적이 없었던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올해 3분기 10조원을 넘을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한편, 상반기 국내 은행들의 총 순이익은 1분기 4조5천억원, 2분기 5조5천억원으로 총 10조원에 달했다. 2분기 이익에는 현대건설 지분 매각이익이 포함돼 이를 제외하면 2분기 순익은 3조1천억원이었다.

하지만, 은행들의 이같은 '순익 잔치'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당국의 대출규제가 결과적으로 은행들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불만속에는 '정책 실패'에 대한 질타도 섞여 있다.

일각에서는 유럽의 은행세처럼 은행의 과도한 이익에 대해 과세하거나 이익을 사회에 환원토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영국, 독일, 프랑스는 올해부터 은행세를 도입했으며, 벨기에, 덴마크,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스웨덴 등은 비슷한 과세 제도가 있거나 앞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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