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국제화, 해법 있을까?
원화 국제화, 해법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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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개방경제 탓, 인식전환 어려워
"원화거래 비중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유럽발 금융위기로 원∙달러 환율이 큰 변동폭을 나타내자 원화의 국제화 문제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리스 위기가 불거진 최근 두 달새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10.4% 평가 절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주 달러(10.4%)와 같은 수준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참고)

이같은 변동폭은 국내 외환시장이 유럽 재정 위기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한 데 따른 것으로, 급기야 하루 변동폭이 30원에 육박하는 기현상도 연출되고 있다.

사실 원화의 경우 세계 시장의 상황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한국의 특수한 경제구조와 지나치게 개방된 외환시장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원화가 사실상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통화의 안전자산 여부는 국가의 정치∙경제적 리스크와 신용등급, 외환보유고등을 감안해 결정하게 되는데 원화는 이 기준들을 적용시켰을 때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세계 시장이 위기국면에 들어설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기피하는 통화 가운데 하나가 됐다는 얘기다. 여기에 지난 1998년 IMF위기 이후 금융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것도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원화에 대한 이같은 인식은 '원화의 국제화' 필요성은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10년간 위기가 닥칠 때마다 제기돼 온 화두이기도 하다.

정 민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원화 통화를 국제화 시킬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거래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며 "현재 외화거래에서 달러의 비중은 전세계 84% 수준인데 기축 통화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달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등과 무역 거래 시 결제 통화를 원화로 대체하는 등 원화 거래비중을 늘려가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최근 대외 위기상황이 원화 국제화를 앞당길 수 있는 호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앙지로 눈총을 받으며 국제적 신뢰가 상당부분 훼손됐으며, 최근 신용등급까지 강등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결국 이는 중장기적으로 기축통화인 달러화에 대한 신뢰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최근 수년간 중국이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기축통화로 위안화를 내세우고 있는 점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원화의 국제화는 사실상 요원하다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김남현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멍에'를 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쉽게 자금을 빼내갈 수 있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최근 금융불안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안전자산으로서의 견고함을 보여주고 있고, 달러화와 위안화가 기싸움을 벌이는 형국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원화는 '주변부'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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