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절판 마케팅', 가입자에 부담 전가
실손보험 '절판 마케팅', 가입자에 부담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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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실손보험료 20~30% 인상
금감원, '평균보험료' 방식 개발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민영 건강보험인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큰폭 오르자 금융당국 및 손보업계가 방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7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들의 새로운 보험요율이 적용된 지난 6월 실손보험 보험료가 20~30% 가량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3년 갱신형 상품 가입자 기준 보험료 인상률은 평균 19~26% 수준이며 경우에 따라 최고 41%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가입자의 나이가 많아지면서 보험료가 올라가는 연령증가율은 9~16% 수준이다.

예를 들어 2008년 6월부터 매월 보험료 2만1970원을 냈던 45세 남성 가입자는 48세가 된 올해 6월부터 23.1%(5070원) 오른 2만7040원씩 갱신보험료로 내야 한다.

손보업계는 가입자들의 연령대 상승과 의료비 인상, 의료시설 이용 횟수 증가 등에 따른 손해율 상승을 보험료 인상의 원인으로 꼽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본인부담금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작은 질병에도 의료기관을 지나치게 많이 찾는다"며 "나이가 들수록 잦은 질병에 걸리는 데다 의료비도 점점 비싸져 손해율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의료기관과 가입자의 '모럴해저드'도 보험료 상승의 요인으로 꼽았다. 병·의원이 수익성 추구를 하다보니 지나친 과잉진료, 선택진료 등으로 지급보험금이 많아졌다는 것.

또한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나이롱환자 문제도 보험금 누수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손보협회는 나이롱환자로 인해 누수되는 보험금이 매년 1조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실손보험의 손해율도 급증추세를 보였다. 그동안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2007회계연도 78.2%에서 2008회계연도 85.4%, 2009회계연도 94.1%, 2010회계연도 104.7%로 급증했다.

이와관련 금융당국은 손보업계의 '출혈경쟁'도 손해율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의료비 보장한도가 100%에서 90%로 줄어드는 2009년 10월을 앞두고 '절판 마케팅'을 벌였다"며 "일부 보험사들은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상품을 판매했는데 만기에 다다르자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보사들이 출혈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도 "생보업계보다 손보업계의 상품 인상률이 높은 이유는 손보사들이 실손보험 시장점유율을 생보업계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정책과 혜택종료를 빌미로 실적을 높이려고 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라며 "판매 초기에는 낮은 보험료를 책정하고 갱신시 큰폭으로 인상하는 것은 손보사의 적자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평균수명이 갈수록 길어지고 의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손보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월 보험료를 만기까지 최대한 균등하게 만드는 '평균보험료' 방식의 상품을 이르면 올 연말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평균보험료' 방식은 연령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하는 기존의 '자연보험료' 방식보다 가입초기에 내는 보험료가 다소 비싸지만, 시간이 길수록 갱신보험료 인상폭이 줄어드는 효과를 갖고 있다.

손보협회도 각 손보사가 가입자에게 갱신보험료 인상폭과 사유를 충실히 설명하도록 하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자체 제재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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