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증권업계 결산>- 업계 구조조정 '핫 이슈'
<2004년 증권업계 결산>- 업계 구조조정 '핫 이슈'
  • 김성호
  • 승인 2005.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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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구조 악화...지점 폐쇄 및 명퇴 최고

적립식 펀드 등 소액고객 마케팅 눈길

지난해 증권업계는 들쭉날쭉한 장세로 그 어느 때보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낮은 수수료에 시장마저 도와주지 못하면서 위탁수수료수익은 하락했으며, 기업공개(IPO) 시장 역시 상장 및 등록기업이 줄어들면서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한 것.

또 지난 2003년 말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붐’을 일으켰던 자산관리업무도 제도적 한계에 부딪치며 사업을 재조명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그나마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것은 증권업계 구조조정. 우리-LG투자증권 등을 비롯해 대형 빅딜이 연이어 터지면서 그동안 염원에 그쳤던 증권업계 구조조정이 활발히 이루어 졌다는 게 올해 증권업계의 핫 이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지난해 중순부터 불어닥친 ‘적립식 펀드’ 바람으로 증권사들의 금융수탁고가 크게 증가하는가 하면 중소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이색적인 마케팅이 눈에 띠기도 했다.

■수익구조 악화 지속
지난해 증권업계는 시장과 무관하게 전체 거래대금이 줄어듦에 따라 위탁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는 연초 외국인 장세로 증시가 9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호황을 이루었으나 결국 외국 증권만 배부르게 한 꼴이 됐다. 이에 대부분의 증권사들의 위탁수수료수익이 전년도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탁수수료수익이 감소하다보니 고정비 절감차원에서 영업지점 및 인력도 크게 줄어 들었다”며 “전체 거래대금이 감소한 반면 증권사의 수수료율은 여전히 낮게 책정돼 있어 위탁수수료수익 감소는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증권사의 영업점 폐쇄 및 명예퇴직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에 동양, 한화, 교보, 한양 등 일부 중소형증권사는 고객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위탁수수료율을 인상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위탁수수료수익 뿐만 아니라 주된 수익원인 기업공개 업무와 기업금융 업무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기업공개 업무의 경우 기복이 심한 장세 덕분에 상장 및 등록기업이 크게 줄어든데다 설사 상장 및 등록을 하더라도 스타급 기업이 적어 증권사 수익증대에는 기여도가 그다지 크지 못했다.

이 밖에 자산관리업무에 있어서도 일임형 랩 등 대표적인 상품들이 제도적 한계를 넘지 못하면서 ‘피다만 꽃’이 돼 역시 대체 수익원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심지어 일부 대형증권사에선 위탁영업 체제로 전환을 시도하는 등 자산관리업무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지 1년도 채 안 돼 과거로 회귀하는 현상마저 일어났다.

■증권업계 구조조정 ‘활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이 지난해는 활발히 이뤄졌다. 특히 아직 미해결과제로 남아 있긴 하지만 우리-LG투자증권, 동원-한투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빅딜’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올해 증권업계의 대형화를 부추기고 있다.

증권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알린 것은 동부증권의 겟모아증권 인수. 비록 중소형증권사간의 M&A라고는 하지만 시장경쟁에서 한계를 느낀 중소형증권사들이 M&A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합병을 단행했다는 점과 오프라인과 온라인증권사가 힘을 합쳤다는 데 있어 적잖은 시사점이 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또 공적자금 투입기관이라는 점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한·대투 처리문제도 경쟁력 있는 대형 금융기관이 인수전에 적극 나서면서 합병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점도 증권업계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이상적인 현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 작년 대주주의 유상감자로 논란을 일으켰던 브릿지증권도 최근 리딩투자증권이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매각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에 있으며, SK증권 매각, 농협의 중소형증권사 인수 등 올해 역시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정부의 입김이 닿기가 어려운 만큼 정부 주도하의 구조조정 보다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점에서 시장논리에 입각해 증권사간 인수합병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업계는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적립식 펀드 바람 ‘무섭네’
작년 역시 각종 금융상품들이 선보였지만 투자자들의 이목을 가장 많이 끈 것은 적립식 펀드다. 특히 적립식 펀드 바람은 기존 VIP고객 중심의 증권사 영업방식을 완전히 탈바꿈 시켰으며, 수탁고 및 수익증대도 함께 가져왔다.

업계 관계자는 “적립식 펀드는 납입금액이 적은데다 시중금리와 비교해 볼 때 수익률도 좋다”며 “소액 투자자들에게는 투자상품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현재 적립식 펀드와 관련해 10여개의 대형 및 중소형증권사들이 캠페인을 진행 중에 있으며, 올해 역시 적립식 펀드 판매에 있어 증권사들의 대고객 마케팅은 계속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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