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IB? 난 몰라" 미래에셋증권 '뚝심' 통할까?
"대형IB? 난 몰라" 미래에셋증권 '뚝심'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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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IB 독식, 예단 어려워"…'자본력 미달' 관측도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대형IB 진출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

대우증권이 전날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대형IB 진출을 구체화한 가운데, 국내 상위 증권사 가운데 유독 미래에셋증권만은 '요지부동'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이 전날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형IB 기준인 자기자본 3조원을 맞추기 위해서다.

같은 맥락으로 유상증자설이 제기된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대형IB로 가기 위해 자본확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현재 이들 증권사를 포함해 대형IB 진입 가능성이 높은 증권사들은 삼성증권, 현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총 다섯개다.

이 증권사의 자기자본규모는 2조원대 중후반대로, 사내유보금과 유상증자를 통해 대형IB 기준을 충분히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IB 출범이 구체화될 경우 대형IB와 중소형 증권사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대형사들을 따라잡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대형 IB진출 가능성이 높은 차순위 후보로 신한금융투자와 미래에셋증권, 하나대투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자본금은 1조원 중후반대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투자와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금융지주사 계열사인만큼 지주사 지원만 뒷받침된다면 대형IB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 대우, 우리투자의 경우 유보금으로도 3조원을 충족하고 있고 신한지주, 하나대투도 지주가 지원할 경우 대형IB 진출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대형IB 진출에 대한 가능성조차 열어두지 않고 있다. 리스크가 큰 데다 대형IB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헤지펀드가 큰 시장인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대형IB 이후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산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시장은 골드만 삭스 등 3개 글로벌 IB들의 독식이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대형IB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프라임브로커시장 준비를 위해 지난 2009년 PBS실을 신설했다. 당시 PBS가 부서에 종속됐거나 법인영업에 속해있는 타 증권사들과 달리 한발 먼저 준비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PBS의 주요 업무인 대차거래는 이미 시행 중"이며 "종합금융증권사인만큼 대형IB없이도 다양한 상품 개발로 충분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이같은 뚝심에 대해 대규모 자본증자가 어렵기 때문에 성장의 방향타를 다른 곳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지난 7월 정부의 대형IB 육성방안이 발표된 직후 2.4% 오른 증권업종과 달리 미래에셋증권은 오히려 7% 넘게 하락하며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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