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그룹, 성장 '괄목'…기부는 '쥐꼬리'
국내 10대그룹, 성장 '괄목'…기부는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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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70% 급증…기부금 5% 감소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부활동에는 여전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영업이익은 2008년 20조403억원에서 지난해 34조1554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부금 총액은 6410억원에서 6085억원으로 5.1% 감소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의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2008년 영업이익의 약 3.2%를 기부했던 75개 상장사는 2009년 2.0%, 지난해 1.8%로 매년 비율이 낮아졌다.

기업별로는 한화가 2.1%에서 0.8%, 롯데는 1.3%에서 1.2%, GS는 1.3%에서 0.5%로 기부금 비중을 낮췄다.

두산그룹에 속한 6개 상장사는 영업이익을 9621억원에서 1조5565억원으로 61.8% 불리고, 기부금은 1226억원에서 396억원으로 67.7% 줄였다. 중앙대학교를 인수하면서 학교에 출연한 돈이 2008년 기부금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두산 이외에 삼성, 한진 등도 절대적 기부금 액수를 2008년보다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 등 자료를 공개한 15개 삼성 계열사가 2100억원에서 1134억원으로, 대한항공 등 4개 한진 계열사는 230억원에서 177억원으로 각각 기부금을 줄였다.

삼성중공업은 서해 태안반도 기름유출 피해지역에 발전기금으로 1000억원을 출연해 2008년 기부금이 일시적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그룹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범 현대가의 '통큰 기부'가 대기업들의 기부문화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8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개인 재산 5000억원 기부를 발표했으며 앞서 16일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을 중심으로 현대중공업 등이 50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불과 한달도 안돼 1조원의 사회공헌 기금을 출연한 것이다.

특히 오는 31일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총수의 간담회를 전후로 대기업들의 기부 릴레이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원장은 29일 "혼자 먹는 비싼 음식보다는 싸지만 나눠먹는 음식이 훨씬 맛있다"며 "한나라당은 기부문화 확산을 통해 제도적인 보완책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건희 회장의 경우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수사에서 세금과 벌금, 과태료 등을 제외한 차명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회장이 차명 재산을 실명으로 전환한 뒤 세금과 벌금을 내고 남은 재산의 평가 금액은 1조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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