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토로라 인수…삼성·LG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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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안드로이드 개방 정책 변화없어"
업계 "삼성·LG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도"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구글이 미국 휴대전화 업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달러(약 13조5125억원)에 인수하며 휴대전화 제조업에도 뛰어들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애플 뿐만아니라 이젠 구글과도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구글은 모토로라 모빌리티 주식을 지난 12일 종가기준으로 63%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40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에 대해 양사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모토로라 휴대전화 인수가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체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토로라는 지난 1973년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를 개발한 업체로 다수의 휴대전화 관련 특허를 갖고 있어 최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특허 공세로 어려움을 겪던 구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구글이 그동안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에 개방했던 안드로이드 OS를 유료전환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휴대폰 제조 사업에 뛰어든 만큼 이익을 내기위해서는 경쟁사에 대한 압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이번 인수 건과 안드로이드를 개방형 플랫폼으로 운영하기로 한 약속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면서 "모토로라는 여전히 안드로이드의 라이선스 계약자로 남을 것이며 모토로라는 분리된 사업체로 운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사업 파트너인 이번 인수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지만 속으로는 대책 마련에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6일 래리 페이지가 SNS를 통해 모토로라 인수와 관련해 삼성전자·LG전자 등 파트너사 CEO들의 환영 메시지에 따르면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구글의 깊은 헌신을 보여주는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으며, 박종석 LG전자 사장은 "안드로이드 진영을 방어하기 위한 구글의 헌신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인수 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제조사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애플 등과의 특허 싸움에서 유리한 입장이 됐지만 구글과의 경쟁은 불가피 해졌다"라며 "만약 구글이 애플과 같은 폐쇄형 사업구조를 구축할 경우 국내 제조사들은 구글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독자적인 OS개발 보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의존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독자 OS인 '바다'를 개발했지만 대중화되기까지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구글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구글이 이번 모토로라 인수 성과를 범 안드로이드 진영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모토로라 휴대전화 사업을 별도로 운영하기로 방침을 정한 만큼 속단은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방을 강조하는 구글의 기업철학과 검색광고를 통해 수익을 늘리려는 경영전략을 고려하면 구글이 애플과 같은 폐쇄적 사업구조를 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휴대전화 제조 사업에 뛰어든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을 얼마나 엄격하게 유지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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