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대기업 임원연봉 너무 높다"…재계 '부글'
최중경 "대기업 임원연봉 너무 높다"…재계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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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또 한번 '사고'(?)를 쳤다. 정유사에 이어 이번엔 대기업 임원 연봉을 타깃으로 삼았다.

최 장관은 최근 "대기업이 경영진에 월급을 지나치게 많이 주고 있다"며 "경영진의 월급을 줄이는 대신 청년층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기업들은 "고액 연봉은 그해 경영 성과 등과 경영진이 기울인 유·무형의 노력 등을 고려해 노사 협상이나 주주총회 등 적절한 절차를 밟아 정해지는 것"이라며 최 장관의 간섭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공기업과 금융회사를 제외한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등기임원 연봉은 1인당 평균 8억7000만원이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최지성 부회장 등 3명의 등기이사에게 1인당 평균 59억9000만원, 총 179억7000만원을 지급했고 올해는 일반보수 220억원과 장기성과보수 150억원 등 모두 370억원의 보수한도를 승인해 놓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작년 기준으로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양승석 사장, 강호돈 전 부사장 등 등기이사 4명에게 81억800만원을 지급했다.

기아차의 경우 작년 이재록 부사장과 정의선 부회장, 그리고 퇴직한 임원 2명 등 등기이사 4명에게 25억원을 지급했다.

LG전자도 지난해 당시 남용 부회장 등 2명의 임원에게 모두 20억9800만원을 지급했다.

SK의 경우 최태원 회장 등 등기임원 7명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14억7400만원이고, GS는 등기이사 3명에게 총 42억7800만원, 평균 14억2600만원을, 사외이사 1명에게는 7200만원을 지급했다.

또, 지난해 사내이사 1명의 연봉 평균은 포스코 12억6700만원, 대한항공6억7000만원, 현대중공업 11억5000여만원 등이다.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영자 사장 등 롯데쇼핑 사내이사 5명의 평균 보수는 12억3900만원이고 정용진 부회장과 박건현 사장, 최병렬 사장 등 신세계 사내이사 3명의 평균 보수는 13억1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러한 임원들의 고액연봉 뒤에는 '성과' 라는 '복병'이 숨어 있다. 대기업 경영자들의 임금은 성과와 연동되기 때문에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땐 경영 쇄신이란 명목으로 '물갈이'(문책) 대상이 된다.

실제로, 한 조사업체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중 지난해 퇴직한 801명 가운데 임원 승진 뒤 1년 만에 퇴직한 비율은 17.4%였다. 절반 가까운 47.9%의 임원이 승진 3년 뒤에 회사를 떠났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임원 승진보다는 부장으로 정년을 보장받기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이 여러 가지로 참 어렵다"며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임원으로 승진해 '물갈이'될 바에야 차라리 부장으로 정년퇴임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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