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이름 때문에 '웃고 울고'
저축은행, 이름 때문에 '웃고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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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스위스저축銀 상호 때문에 법정소송
한화, 오릭스저축銀 이름 바꾸니 신뢰도 올라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저축은행들이 대기업 및 금융기관과 비슷한 상호 때문에 한쪽에서는 울고 한쪽에서는 웃고 있다. 신뢰도나 지명도가 높아지는 점은 좋지만 이 때문에 상호 변경 소동에 휩쓸릴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범현대가에서 제기한 소송에 대해 정면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6일 범현대가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에게 상호에서 '현대'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범현대가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상호에 '현대'를 넣어 범현대 계열사와 거래상, 경제상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하게 했다"며 이를 상호의 부정사용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측도 "20년간 사용한 상호를 이제 와서 바꿀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섰다. 현재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이 상대방의 고소장에 답변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상호를 둘러싸고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제도권 금융기관의 요구로 저축은행 사명이 바뀐 적이 있다. 신라저축은행은 신한금융지주와 우여곡절 끝에 상호를 2000년대에 네 번이나 바꿨다. 원래 텔슨이라는 이름이었지만 2004년 신한으로 바뀌었다가 이듬해 신한국으로 변경됐고 최종적으로 2006년 신라저축은행으로 변경됐다. 2004년 신한은행이 대주주였을 때 신한이라는 상호를 사용했지만, 2005년 신한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신한'을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요구에 신한국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삼성저축은행도 간판 등을 변경한 바 있다. 삼성저축은행은 1996년 대한제당그룹의 계열사로 들어가 삼성과 상관없는 별개의 회사지만 상호에 삼성이 들어가기 때문에 삼성 계열사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삼성그룹 쪽에서는 이에 대해 특별히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지만 삼성저축은행은 2009년 11월경 스스로 간판에 TS(대한제당의 약자)를 넣었다.

다른 저축행들도 사명 변경에 부담감을 나타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간판, 봉투 및 직원들 명함까지 전부 교체해야 한다. 영업점 하나당 평균 4000만원은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제는 비용만이 아니다. 그간 영업했던 효과도 크게 감소한다. 사명을 바꾼 이후 이득이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손실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우는 쪽이 있으면 웃는 쪽도 있다. 한화저축은행은 지난 1일 사명을 새누리에서 한화로 바꾼 후 큰 이익을 봤다. 사명을 변경한 이후 하루 평균 예금이 수억씩 늘은 것이다. 2008년 11월 한화그룹 계열사가 됐지만 한동안 이름을 바꾸지 않다가 이번에 사명 변경으로 극적인 효과를 본 셈이다.

오릭스저축은행도 사명 변경으로 이익을 봤다. 지난 2월 푸른2저축은행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한 뒤 수신이 증가했다.

오릭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 야구단에서 박찬호, 이승엽 선수 등을 영입하면서 홍보효과가 크게 났다"며 "사명 변경으로 신뢰도와 인지도가 상승한 것이 수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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