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외화유동성 특별점검…이상 징후 '포착'?
은행 외화유동성 특별점검…이상 징후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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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은행과 TF 구성, 외환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

[서울파이낸스 금융팀]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현황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에 큰 문제가 발생해서라기보다는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유럽발 금융위기'의 징후가 포착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2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권과 공동으로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특별점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12개 시중은행의 외화유동성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 22일 열린 TF 첫 회의에 이들 은행의 자금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국제적인 불안요인에 대비해 전반적인 외화유동성 상황을 점검하고 위기 대응책을 강화하도록 주문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이 큰 데다 미국의 고용불안이 심해지는 등 주요 선진국에 불안요인이 많아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언제든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어 TF를 구성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금융위기는 항상 외환 쪽에서 시작한다는 게 그동안 경험에서 증명됐다는 점을 감안해 당장 위기로 비화할 우려는 없지만 미리 준비를 하자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TF 회의에서 은행들이 외환부문의 `스트레스 테스트'(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모의실험)의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테스트 기준을 균질화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금감원은 현재 은행들이 적용하는 외환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을 보다 엄격히 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아울러 은행들이 외화 안전자산과 `외화 커미티드라인'(마이너스대출 성격의 금융회사 간 단기 외화차입선)을 더 많이 확보하고 외화 관련 정보교환을 원활히 하도록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TF 참석자는 "유럽 재정위기가 어떻게 번질지 모르니 경각심을 갖고 있으라는 언급이 있었다"면서도 "자세한 논의 내용은 바깥에 알리지 못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사정이 어려워지면 정부가 나서서 도와주겠다는 메시지가 전달됐다"며 "유럽 재정위기가 `옆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하라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장 일각에선 은행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겼거나 외국계은행을 중심으로 외화가 급격히 빠져나갈 징후가 포착된 게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융위가 외화자금 문제와 관련해 은행들을 부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에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달 말 현재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은 100.3%로 지도기준(85%)을 넘었으며, 다른 외화유동성 지표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최종적인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3천44억8천만달러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여기엔 보유 채권의 평가손이 반영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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