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삼성전자 사업다각화에 대한 두가지 시각
[프리즘] 삼성전자 사업다각화에 대한 두가지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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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바이오 사업 '본격 시동'…시장 기대감 ↑
5대 신수종사업 중 태양전지 사업 포기 전례도…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오는 2020년까지 5대 신수종 사업 비전을 밝힌 삼성전자가 바이오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바이오 관련주가 들썩이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말 그대로 아직 '기대감'인데 과열됐다는 우려감도 있다.  IT 주력기업이 바이오 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보일지, 기존 바이오 업체와의 기술력 간극을 충분히 메울지, 최근 5대 신수종 사업 중 한 곳을 포기한 만큼 사업이 끝까지 지속될지 등 의구심에 자신있게 답을 내놓는 분석은 없다.

주력 사업인 IT 업황도 악화돼 부진한 실적, 애플과의 치열한 경쟁 등을 두고 일각에서는 '위기론'도 나온다.  기존 사업 강화가 아닌 신사업으로 이(異)종 사업을 선택해 여유부릴 때인가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MRI, X-RAY 업체 인수 추진에 나선다. 의료기기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이미 연초 국내 의료기기 벤처 1호 기업인 메디슨을 인수하며 시장을 '화들짝' 놀라게 하더니 또 한 번 시장에 바이오 테마 강세를 몰고 온 계기를 만들었다.

지난해 5월에는 삼성전자가 바이오 사업을 위해 세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내년말까지 3300억원을 투자해 3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 생산 제1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017년까지 제2공장을 건설한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확실히 시장의 기대감은 높게 형성됐다. 지난 19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2공장 건설 소식 직후 바이오 주인 영인프런티어, 메디포스트가 상한가로 올랐고 치바이오앤 역시 8% 넘게 급등했다.

반면, 바이오 사업 진출을 두고 기대감만큼 불확실성도 있다.

일단 바이오 시장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는 셀트리온과의 경쟁에서 승산 여부다. 삼성전자는 바이오 사업 진출에서 바이오시밀러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종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생산 경력을 확보한 셀트리온은 오는 2012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석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바라 보는 삼성전자와 셀트리온 기술력의 시차는 4~5년이다.

더욱이 의약품 사업은 최종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임상 시험'이란 큰 장벽이 있다.

올해 연말까지 셀트리온은 국내 및 다국가 임상을 진행 중인 '허셉틴' 및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종료하고 내년에 제품 등록 및 상업 발매를 나선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맙테라'의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또 아직 바이오 사업이 사업 초기단계인 만큼 계획대로 사업이 실현될지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실제로 태양전지 사업은 바이오 사업과 함께 삼성전자가 지난해 밝힌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였지만 1년이 지난 5월 태양전지 사업을 포기하고 삼성SDI로 양도했다.

포기 이유에 대해 기존 IT사업 이외에 다른 사업에 나설 여력이 없었다는 게 증권가 해석이다.

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LCD, 핸드셋 등 다양한 사업에 집중하며 태양전지 사업 진행속도가 예상보다 저조해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기존 주주들 입장에서 IT사업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만큼 바이오 사업에 대한 모험을 감행할 필요가 있냐는 시각도 있다.

더군다나 최근 LCD와 반도체 부문 부진, 업황 악화, 경쟁사인 애플의 부상 등 주력 IT사업마저 악화되며 '한 눈팔 수 있을까'란 회의론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이 하면 다르다'라는 생각은 국민이라면 가질 믿음이지만 십여 년 전에도 같은 말을 들었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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