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정부·정유사·주유소, 볼썽 사나운 '네탓' 공방
[프리즘] 정부·정유사·주유소, 볼썽 사나운 '네탓'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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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서울지역 휘발유 평균가격이 리터당 2000원이 넘으면서 정부와 정유사, 주유소 간 책임공방이 한창이다.

18일 오피넷에 따르면 보통 휘발유의 전국 평균가는 리터당 1937.92원으로 전날에 비해 0.74원 올랐다. 이는 지난 7일 기름값 100원인하 정책이 끝난 후 11일 연속 상승한 것이다. 특히 서울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리터당 2021.27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최근 한달간 공급가격이 리터당 평균 20원가량 내렸지만 주유소들이 가격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올렸다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고, 주유소들은 정유사가 오피넷에서 공개하는 공급가가 엉터리라며 맞서고 있다.

당초 100원 인하 정책이 끝난 후 기름값 상승은 어느정도 예견됐었다.

그러나 정부는 기름값이 예상만큼 연착률하지 못하자 유류세 인하는 커녕 또 다시 정유업계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휘발유 가격이 제일 높은 주유소를 500개 샘플링해 장부를 들춰보고 유통과정을 살펴보겠다"며 또다시 정유사와 주유소 목 조르기에 나섰다.

이번 개입으로 기름값의 오름세를 꺾어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의 개입으로 소비자들에게 기름값 인상에 대한 책임 소재에서 빠지겠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는 시기상조"란 입장만 천명할 뿐 책임을 정유사와 주유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 정유사 관계자는 "석유제품 소매가는 개별 주유소가 주변 시세 등 시장상황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정부가 할인 종료 직후 기름값이 오르는 문제의 책임을 정유사에게만 미루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유사들이 오피넷에서 공개한 주간 보통 휘발유 공급가격은 6월 셋째주 이후 이달 첫째주까지 꾸준히 인하됐다.

휘발유 가격(세후 가격)은 6월 셋째주 1784.18원에서 넷째주 1785.26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6월 마지막주 1763.95원에 이어 이달 첫째주 1761.75원 등으로 한달간 22원 이상 내렸다.

그러나, 대개 공급가격과 1주일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는 내리기는 커녕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일선 주유소들은 "정유사에서 실제로 공급받는 기름값이 오피넷에 공개되는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며 정유사가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오피넷에 나온 공급가가 1776원이었지만 자영 주유소 매입가격은 1849원으로 73원 차이가 났고, GS칼텍스는 오피넷 가격은 1754원인데 실제 주유소 매입가는 1771원으로 17원, 에쓰오일은 1743원(오피넷 가격), 1769원(실제 매입가)으로 26원 격차가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유사의 주간 공급가가 공개될 때마다 주유소 사장들은 '왜 실제와 큰 차이가 나는 가격이 올라오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며 "정유사들이 실제로 주유소에 공급한 가격을 오피넷에 공급하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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