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IBK투자증권이 지점확대 속도조절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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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4년차에 지점 무려 33곳
전문 인력 확보 못해 경영 실패

[서울파이낸스 장도민기자] 최근 조강래 신임 IBK투자증권 사장이 "공격적인 지점 늘리기 정책에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취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전임 사장들의 점포확장 정책을 언급하며 "확장정책을 그만두지는 않겠지만 속도조절을 하겠다. 잘 안 되는 곳은 가급적 축소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말해 향후 지점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열어놨다.

조 사장의 발언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과거 IBK투자증권의 공격적인 지점 확보경쟁이 신임 사장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도에 설립된 뒤 임기영 초대 사장의 의지에 따라 공격적 지점 확장을 통한 외형 성장에 주력해 왔다.

2009년 새로 부임한 이형승 사장 역시 같은 방식을 추구했다. 그 결과 2010년 4분기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설립 4년차에 본점을 제외한 33곳의 지점을 개설했다.

하지만 지점확대에서 불구하고 경영실적은 참담했다. IBK투자증권의 지점 확대 움직임에 대해 증권가에서 무리한 몸집 부풀리기로 자초한 당연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결국 결과적으로 경영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IBK투자증권은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74억7000만원의 당기순손실과 88억357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지점 확장정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력확보 문제가 꼽힌다. IMF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증권업계에 지점영업의 '선수'로 활약할 경력 8~10년차 직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지점을 확보하다보니 내실을 다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관계자는 "현재 지점마다 신입티를 벗지 못한 20대 직원들과 40대 경력직원들의 사이를 이어줄 통칭 '사수'라 불리는 인재들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지점 숫자만 늘리는 것은 수익률 확보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밀어붙이기 확장 정책은 증권 업무를 이해하지 못한 금융권의 무리한 요구였다는 관측도 있다. IBK투자증권의 모태가 되는 기업은행측이 지점수가 곧 수익이 되는 은행의 영업형태만 생각하고 인력에 대한 투자 없이 지점 늘리기만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은행을 기반으로 한 증권사 지점들마다 이 차이를 윗선에 이해시키는데 애를 먹는다"며 "휴일에도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은행과 달리 증권은 장이 열려야만 수익을 낼 수 있고 사원의 질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나뉘는데 이를 모르는 모(母)은행에서 무조건 밀어붙이기로 지점확보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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