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용카드 질적 경쟁시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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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제2의 카드대란을 우려하는 것은 신용카드 시장의 질적 변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03년 카드대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때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이 하는 말이다. 이제는 카드사들도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으며, 부가서비스 등 질적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공교롭게도 이달 초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특별 대책의 제목은 '신용카드사 등의 과도한 외형 확대경쟁 차단 대책'이다. 당국은 카드업계가 질적경쟁보단 아직도 외형경쟁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린 셈이다. 

요즘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카드사의 영업 행태는 어떨까.

주변에서 카드 한도를 올려주겠다고 걸려오는 카드사 콜센터의 전화에 짜증난다는 불평이 많이 들린다. 한도 소진율이 높고 전월실적이 좋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전화로 동의를 구한 다음 한도를 상향해주는 카드사의 텔레마케팅이다.

문제는 카드 발급 이후 월급은 변하지 않았고, 이직도 하지 않았는데 전화 한 통으로 한도를 3배 이상  올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가계부채 1000조를 걱정하고 있는데, 카드사는 돈을 더 쓰라고 권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카드사는 전체 고객수의 1%정도에 한해서만 한도상향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체 신용카드 발급건수가 1억2000만장을 넘어선 지금, 1%도 어마어마한 수치가 될 수 있다.

당국은 외형확대 위주 영업을 가늠하기 위해 카드 자산, 신규 카드 발급 수, 마케팅 비용 등 기준을 마련해 정기적으로 특별검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한도증액 적정성 등 회원관리실태도 포함시킨다고 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과당 경쟁을 차단하려면 감독기준 설정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융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영업 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행정 지도가 필요하다. 카드사 역시 '카드천국'의 위상을 견고히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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