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오리온 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23일 담회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담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을 사전·사후에 승인·지시했는지 여부와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개입 여부, 자금의 용처와 규모 등을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담 회장은 부인인 이화경 그룹 사장과 함께 최측근 전략담당 사장 조모 씨(구속기소), 온미디어 전 대표 김모 씨 등을 통해 약 1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고, 조성된 자금을 유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서울 청담동 고급 빌라인 '청담마크힐스'를 건설하면서 허위·이중 매매계약으로 부동산 매매대금 차액 40억원을 횡령하고 그룹의 위장 계열사에서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로 조씨를 구속기소했다.
이틀 뒤 검찰은 담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해 그룹 회계장부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비자금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조씨가 담 회장의 승인을 받은 상태에서 지주회사인 오리온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에 비자금 조성 액수를 할당하고 조성 방법을 구체적으로 전달했으며, 담 회장은 이 같은 관리 상황을 조씨에게서 정기적으로 보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되 고가의 그림 10여점이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는지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담 회장과 이 사장을 둘 다 소환할 경우 이 사장이 먼저 소환되고 담 회장이 소환 될 것이란 예상이 컸지만, 담 회장이 소환됨에 따라 이 사장의 소환은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