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발효, 축배 혹은 독배
한·EU FTA 발효, 축배 혹은 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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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품·디스플레이 등 수출비중 확대 등으로 수혜
완성차·석유화학·조선 등 치열한 경쟁구도 심화 예상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한·EU FTA 비준동의안 통과로 오는 7월 1일부터 국내총생산(GDP) 17조달러 규모의 거대시장이 열리게 된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외 교역량 중 EU(유럽연합)와의 교역 비중은 10.3%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한·칠레 FTA 발효 효과를 고려한다면 한국과 EU의 교역 비중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 자동차부품 등 유럽 수출 모멘텀 기대

한·EU FTA로 가장 기대되는 긍정적 효과는 단연 유럽지역으로의 수출과 관련된 모멘텀이다. 추가로 올해 초 대비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유로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이면서 유럽시장에서의 수출 가격 경쟁력을 지지해 주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EU FTA의 수혜주로는 자동차부품·타이어·디스플레이·2차전지·철강·백화점 등을 꼽고 있다. 지난 2004년 칠레와의 FTA 발효 이후 한국의 대 칠레 수출 품목 비중을 보아도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은 FTA 발효 이후 수출 비중이 더욱 확대된 바 있다.

그 중 가장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종목은 자동차부품업종이다. 박상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EU FTA로 유럽의 완성차업체에 맞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장착을 미루던 각종 장비장착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그 결과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부품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TA는 차 부품주에 지속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지만 단기적인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럽에 진출해 있는 성우하이텍, 한일이화, 세종공업, 평화정공 등이 향후 수출액증가가 기대되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그 밖에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는 이미 유럽에 생산기지를 구축한데다가 EU의 까다로운 환경규제 및 검사에도 불구하고 중복검사 철폐로 영업환경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최지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ITA(WTO 정보기술협정)에서 제외됐던 항목인 LCD모듈 및 2차 전지 등이 FTA로 인한 관세 철폐로 수혜를 기대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 완성차업종 등 경쟁 심화로 '떨떠름'

반면 한·EU FTA 발효가 별로 달갑지 않은 업종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업종은 완성차업종이다. 국내완성차 EU지역 수출비중은 매출액 기준으로 18.5%다. 판매대수기준으로는 15% 내외다. 한·EU FTA 발효를 대비해 수출과 내수의 손익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석유화학업종도 한·EU FTA를 그리 반기지 않는다. 관세 철폐로 PE(폴리프로필렌), PP(프로에틸렌), ABS(아크릴로티트릴) 등 석유화학 제품 수출 증대가 전망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유럽 수출량이 전체대비 수출비중 8.5% 미만으로 큰 규모가 아니기 때문이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업종의 경우 유럽 근방에 위치한 중동대비 국내제품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점은 부정적"이라며 "고부가가치 정밀화학제품의 경우 BASF 등 유럽 대형 화학업체대비 경쟁력이 미비된 국내 업체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 밖에 선박·해양플랜트 업종의 경우도 이번 FTA발효 이전부터 무관세였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며 국내 패션주도 유럽의 중저가 브랜드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음식료업종도 전망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송우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FTA발효로 EU에서 수입하는 주류 관세가 낮아져 주종이 다양화될 전망"이라며 "따라서 한국 주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전망이지만 EU에서 수입하는 주종을 한국주류회사가 유통할 경우 유통마진을 챙길 수 있는 이점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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