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도 개성시대] 중국펀드 투자전략
[펀드도 개성시대] 중국펀드 투자전략
  •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서동필 연구원
  • seoulfn@seoulfn.com
  • 승인 2011.05.0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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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서동필 연구원
최근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 가릴 것 없이 모든 유형의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탈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지수가 급락하는 경우 일부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자금이 순유입세로 전환되기도 하지만, 해외 주식형펀드의 경우에는 시장상황과는 상관없이 줄기차게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자금유출을 주도하고 있는 펀드는 중국펀드인데, 이는 중국펀드(홍콩과 본토포함)가 전체 해외 주식형펀드의 4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회복세를 보이던 중국 주식시장이 지난해는 회복세가 주춤해지며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더니, 최근까지도 성과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에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아직도 마이너스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기조 속에서도 중국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는 중국정부의 잇따른 긴축조치의 영향이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유동성을 풀면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2009년부터 주택가격이 급등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이후 대규모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2010년에는 회복세를 넘어 버블우려를 낳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잡기 위한 행정적, 규제적 긴축조치를 잇따라 내놓았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지난해 중반 이후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중국정부의 관심은 이제 꾸준히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던 물가로 옮아갔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10월 그간의 금리동결 기조에서 벗어나 2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물가상승세 억제를 위한 본격적인 금융긴축 국면에 들어갔다. 이처럼 부동산 긴축에 이어 금융긴축에 이르기까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긴축이슈가 중국 주식시장을 짓누르면서 중국 주식시장이 글로벌 주식시장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 각 분야에서의 긴축조치로 인해 중국 주식시장의 성과가 부진하긴 하지만, 주가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경제 펀더멘털이나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는 매우 견조한 상황이다.

지난해 1분기 중국경제는 전년동기대비 11.9% 성장하며 2007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2010년 내내 10% 내외의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지난해 전체적으로 10.3%의 두 자릿수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향후에도 중국경제는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출경기 개선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등에 따른 내수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고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중국 주식시장의 상대적 부진은 견조한 경기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중국정부의 잇따른 긴축조치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중국정부의 긴축조치와 중국경제의 견조함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면 중국펀드의 투자전략 수립에 필요한 대략적인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다.

먼저, 중국정부의 긴축기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중국 주식시장의 빠른 성과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아직까지는 본격적으로 중국펀드 투자에 나설 시점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부동산을 둘러싼 긴축환경은 많이 완화되었다는 평가이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금융긴축인데 향후에도 물가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금융긴축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하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은 존재한다. 즉 금융긴축이 이제 고비를 넘어서 이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크게 감소하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긴축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이미 상당기간 금융긴축 이슈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내성이 생겼다는 점 외에 이번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에 물가상승세가 고점을 기록한 이후 점차 하향안정화 될 것이라는 시장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물가 상승세의 정점이 멀지 않았고, 이로 인해 기준금리 인상과 같은 대표적 긴축조치가 더 이상 시장의 발목을 잡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시장이 선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의 주가부진으로 인해 기업이익 대비 주가수준이 매우 저렴한 수준까지 하락한 점은 중국 주식시장의 매력을 더하는 요인이다. 향후 12개월 기업이익 대비 중국의 현재 주가수준은 10배 수준까지 하락해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2007년 평균(13.7배)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중국펀드에 대한 비중확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적극적인 비중확대보다는 향후의 긴축강도를 살피면서 시점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지난 4월 초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 중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였던 점이 시사하듯 중국 주식시장은 이제 물가상승세가 둔화되는 징후가 나타나기 이전에라도 일부 경제지표가 둔화되는 징후를 보일 경우 이를 촉매제로 빠른 반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항상 생각해야 하겠다.

경제지표의 부진이 긴축완화 기대감을 높이면서 주식시장이 생각보다 빨리 반등할 수 있으므로 유연한 투자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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