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점검] 거래실종에 매매가 하락 '초비상'
[부동산 시장 점검] 거래실종에 매매가 하락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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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TI규제 부활 후 돈줄 막혀..3.22대책 말잔치로 끝나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직격탄..시총 1년만에 1조5천억 증발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3.22대책 발표 한 달이 지났지만 부동산 시장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DTI규제 부활 이후 시장에 유입되는 돈줄이 꽉 막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래활성화를 위한 3.22대책은 말잔치에 끝났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취득세 인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핵심 법안 처리는 물 건너간 지 오래다. 리모델링 용적률 확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도 법안심사소위에서 모두 계류됐다.

정책지원을 기대했던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3.22 대책의 핵심 사안들이 국회처리에 난항을 겪자 매매심리가 위축됐다. 거래시장은 올스톱 상태고 매매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500여건으로 전달(3500여건)의 1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거래가 실종 되다보니 매매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집주인들이 급한 마음에 급매물을 쏟아냈지만 매매수요가 받쳐주지 못했다.

부동산1번지 통계를 보면 이달 들어 수도권 아파트값이 2주 연속 하락했다. 그동안 강세를 보인 중소형 아파트값마저 보합세로 돌아섰다.

소위 노른자위로 불렸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직격탄을 맞았다. 매매심리는 물론 투자심리까지 꺾이자 시가총액이 1년 만에 1조5000억원 증발했다.

강남4구에서 시가총액이 큰 폭 줄어든 것은 상징성이 크다. 3.22대책을 기대하며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정책지원이 미뤄지자 시장 피로도가 커졌음을 방증한다. 투자심리 위축이 계속되며 가격이 전체적으로 빠진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 침체 원인으로 3.22대책의 불발을 손꼽는다. 거래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는 취득세 인하가 무산된 것이 컸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리모델링 용적률 확대 등 정책시행도 불확실하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시장 피로도가 커졌다. 거래활성화를 위해 내놓은 정책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것이다.

여기에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인상, DTI 규제가 겹치며 시장 경색이 심화됐다.

전학수 범수도권 리모델링연합회 조합장은 "정책지원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시장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이 없으니 시장이 제대로 돌아갈리 만무하다"고 말했다.

연이어 터진 건설사들의 악재도 시장 침체를 한몫 거들었다. 삼부토건, 동양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부추겼다.

주택건설업체들이 줄도산하다 보니 시장에서는 불안심리가 커졌다.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쓰러지는 상황에서 집을 살 수 있겠냐는 것이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팀장은 "3.22대책 한 달이 됐지만 정책혼선과 건설사 부도공포 등 복합적인 악재로 시장은 초비상 상태다"며 "취득세 인하 등 거래시장에 파급력이 큰 정책들이 불발되며 시장이 냉랭해졌다"고 설명했다.

조 팀장은 "실수요뿐 아니라 투자에 따른 가수요가 있어야 거래시장이 견인된다"며 "주택투자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 거래실종의 근본 원인이라 한동안 거래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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