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감원장, 조직혁신 '종결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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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금융회사가)조금이라도 무리하면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3월28일 취임사)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시장에 던진 강력한 경고 메시지에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고조되는 긴장감만큼 금융당국을 향한 불만과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만 간다. 금융사의 부정에 대한 '일벌백계'에 앞서 금융당국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 외환은행 매각과 저축은행 부실 문제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자유롭지 못하다. 론스타 적격성 심사를 수년간 미루면서 논란과 혼란을 가중시켰고 관리감독 소홀로 저축은행 부실화에 대한 책임이 있다. '도덕적 해이'와 '낙하산 인사' 논란은 금융당국을 항상 따라 다닌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제 제역할은 제쳐두고 밥 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권 원장은 취임식에서 시종일관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효율성 향상과 부서간 조화, 금융위와의 협력에 대한 필요성도 피력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쏟아지는 불만과 비난이 금융감독의 비효율성과 불협화음 때문만은 아니다. 또 엄격한 심판과 효율성을 강조한 업무 능력만으로 땅에 떨어진 권위와 신뢰를 바로 세우기는 부족하다.

금융사들의 부정과 횡포를 엄정하게 다스리는 금감원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티끌만한 흠결도 없어야 한다. 논란에 휩싸이고 비난의 대상되는 것만으로도 권위와 신뢰는 힘을 잃기 때문이다.

잘못을 바로잡는 감독기관의 작은 흠결도 피감독자에게는 논란의 불씨가 되고 비난의 대상이 된다. 강력한 힘만 앞세운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권 원장은 취임식에서 "금감원이 한국 금융의 종결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권 원장이 세우려는 금감원의 절대 권위와 신뢰가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선 사정의 칼을 외부에 들이대기에 앞서 내부에서 자라고 있는 논란과 비난의 싹부터 잘라내는 일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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