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떠나는 업체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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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 위상 약화 우려"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일본 대지진, 중동발 정전 우려 등 글로벌 악재에 코스닥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우량 기업들의 脫코스닥이 가속화되면서 코스닥시장의 위상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아이넷은 오는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조건부 코스닥시장 상장폐지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코오롱아이넷은 이번 코스피 이전에 대해  주력인 무역사업의 비중이 크고, 유통서비스라는 사업적 특성도 이전 상장 결정에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보다는 코스피 상장사라는 타이틀이 적정 주가를 평가받는데 유리한다는 것이다.

한국토지신탁은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위한 코스닥 조건부 상장폐지 결의 안건을 상정한다.

앞서 심팩에이앤씨는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위한 코스닥시장 상장폐지안을 18일 주총에서 승인했다. 심팩에이앤씨는 이르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처럼 코스닥 업체들이 잇따라 코스피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실추된 코스닥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오롱아이넷 관계자는 "매출 1조원 시대를 맞아 제2의 도약을 위한 준비가 필요한 때"라며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이 향후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고 있다.

코스피 이전을 추진 중인 또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코스닥 시장의 경우 횡령·배임 사건들로 인해 이미지가 좋지 않다"며 "코스닥에 남기보다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동이 기업 이미지나 주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한 기업들이 이전 이후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많고 기업 이미지도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처럼 脫코스닥 기업들이 늘어날 경우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더욱 부각될 수 있어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지 실추, 신뢰성 추락 등을 이유로 대형주가 이탈하게 되면 이를 쫓아 투자자들 역시 코스닥 시장에서 이탈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코스닥시장의 위상 약화를 초래하게 되고 결국 또 다시 대형 우량 종목의 이탈을 촉발시킬 수 있어 악순환이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단순히 '시장 자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시장 이전을 추진할 경우 기업들 역시 코스피 이전 이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에서는 탄탄한 대형주로 인정받던 종목들이 코스피로 옮기고 난 후에는 중소형주로 취급되면서 오히려 주목을 받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

이에 한 전문가는 "주가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내재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시장 이전으로 인한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기업 가치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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