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 남부서도 강진…방사선 각지로 확산
日 도쿄 남부서도 강진…방사선 각지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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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지은 기자] 북동부에서 사상 최악의 대지진을 겪은지 닷새째인 이날 일본은 여전히 '핵공포'와 여진 우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후쿠시마(福島) 원전의 대부분 원자로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하면서 방사선 누출이 현실화되고 있고 동북부에 이어 수도권 남쪽 내륙지방에서도 강진이 발생하면서 추가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1995년 고베(神戶), 1923년 간토(關東) 대지진과 1945년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 원폭 투하라는 역사적 아픔을 안고 있는 일본 국민은 이번 강진으로 '핵'과 '지진'을 동시에 겪고 있다.

도쿄전력은 16일 오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4호기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4호기는 지난 11일 강진 당시 정기점검 중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전날에 이어 이틀째 폭발과 화재가 이어진데다 건물 외벽에 8m짜리 구멍까지 뚫린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4호기에서 사용후 핵연료를 담군 수조의 수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료봉이 냉각되지 않을 경우 방사성 물질이 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될 수 있으면 신속하게 4호기의 수조에 냉각수를 투입할 것을 지시했으나 내부 방사선 수치가 높아 직원들이 접근을 못해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또 당초 헬기를 이용해 냉각수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를 취소했으며, 대신 소방차 등 다른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5호기와 6호기에 보관돼 있던 연료봉의 온도가 소폭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우려를 낳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이 지역 남쪽에 있는 간토(関東)지방 각지에서 평상시보다 높은 방사선량이 관측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간토지방의 이바라키(茨城)현 내에서는 최대 통상의 100배 정도인 매시간 5마이크로시버트가 관측됐다. 가나가와(神奈川)현 내에서도 통상의 10배에 가까운 수치가 나왔으며 도쿄(東京)에서도 대기중에서 요오드와 세슘 등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사이타마(さいたま)시와 우쓰노미야(宇都宮市)시, 지바(千葉)현 이치하라(市原)시에서도 높은 수치가 검출됐다.

이들 수치는 모두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일본 문부과학성은 도도부현(都道府県, 일본의 광역행정단위)에 위탁중인 '환경방사능수준조사' 측정빈도를 가능한 한 높이도록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밤 10시 28분께 수도 도쿄(東京)의 남쪽인 시즈오카(靜岡) 동부 지역에서 규모 6.4의 강진이 발생해 대지진의 공포가 북동부뿐만 아니라 남부까지도 확산되고 있다.

이 지진으로 야마나시(山梨)와 시즈오카 서쪽에선 진도 5.0, 도쿄와 지바(千葉) 등지에선 진도 4.0의 흔들림이 관측됐고, 이후에도 2~3분 간격으로 2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고 이 지역의 하마오카(浜岡) 원전이나 시즈오카 공항에서도 별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20여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시나가와(品川)와 하마마쓰(浜松)역 구간에서 신칸센 운행이 일시 중단됐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15일 현재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실종자수는 1만명을 넘었으며, 사망·실종자수가 1만명을 초과한 것은 1923년 간토 대지진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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