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에 시름하는 건설업계
삼중고에 시름하는 건설업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수주 급감, 중동發 악재에 '곡소리'

[서울파이낸스 임해중 기자] 건설경기 위축이 심상찮다. 내수시장 수주액 급감과 중동리스크가 겹치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특히 내수시장 회복을 견인하던 공공공사 물량이 급감해 중견 건설업체들의 부도 공포가 높아가고 있다.  '수주악화, 중동리스크. 부도공포' 삼중고가 건설업계를 엄습하고 있는 것.

가장 큰 문제는 국내건설 수주액이 지난해 대비 21% 줄어들면서 건설시장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는 점이다.

10일 대한건설협회는 올 1월 국내 건설공사 수주액이 5조775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9% 감소했다고 밝혔다.

민간부문의 수주액은 13.7% 감소하며 평균치를 밑돌았지만 공공부문이 무려 34%급감, 수주액 감소를 이끌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 집중됐던 재정집행 효과가 수그러들었고 주택경기 침체와 중동리스크가 겹쳐 투자의지가 꺾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공부문 수주액은 1조7130억원에 그쳤다. 도로와 교량 등 대부분 토목 공종이 부진을 보였고 주거용 공공건축 또한 부진했다.

민간부문 수주액은 4조626억원으로 다소 선방한 모습이다. 복선전철 BTL(임대형 민자사업)과 도로, 교량 등 대형 민간투자사업이 활기를 보였다.

하지만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던 탓에 건축 부문이 부진을 면치 못했고 비주거용 건축도 전년 동월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로 전체 수주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 건설경기 침체 당분간 지속될 듯

시장의 쟁점은 건설경기가 언제쯤 회복될 것이냐다. 하지만 공공발주 물량 감소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고 주택경기 회복속도도 더뎌 건설경기 침체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론이다.

임종구 건설협회 건설정보실 부장은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점에 접어든 상황이라 정부차원에서 공공건설 예산을 대폭 축소할 우려가 있다"며 "민간분양시장이 회복되더라도 건설경기 회복을 받쳐주는데 시간이 걸려 침체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리비아 리스크도 올 상반기 건설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는 이유다.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상승으로 거시경기 둔화가 예상돼 주택경기회복 여세가 큰 폭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동 건설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었던 건설사들의 수주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점도 시장 회복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 유동성악화, '악순환' 반복

이처럼 3대 악재가 건설시장을 급습하자 중견 건설업체들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유동성 부족에 따른 경영난이 상반기 이후까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는 유동성악화→투자심리 위축→경기위축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어서다.

최근 정부차원에서 '물가 안정'이 화두로 부상해 공공물량 확대 등 예산지원을 기대하기 힘들다.

즉 유동성 가뭄의 단비역할을 하던 공공발주 물량 감소가 불가피해 경기위축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는 것이다.

또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민간부문의 수주액이 급감하며 부도공포 확산을 한몫 거들고 있다.

부산 등 지방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체적인 매매수요가 받쳐주지 못해 분양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져 유동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임 부장은 "지난 해 보다 올해 공공건설 발주 물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해외시장 진출이 거의 없는 중견건설사들이 유동성 악화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결국 건설경기 회복의 답은 민간시장이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려있다"며 "민간경기가 받쳐주지 못하면 올 하반기에도 건설경기 회복을 담보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