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보험' 내년 출범…보험업계 '떨고 있니'?
'농협보험' 내년 출범…보험업계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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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상임위 통과, 생·손보 분리 등 준비
보험업계 "동일한 규제 받는다면 'OK'"

[서울파이낸스 유승열 기자] 농협법 개정안 타결에 따라 농협보험의 보험시장 진출이 사실상 확정됐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수산식품위는 이날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어 농협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오는 10일 열리는 본회의도 통과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농협보험은 내년 3월 법인회사로 보험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나동민 농협보험 사장은 "1년여의 준비기간이 있으므로 본회의까지 통과된다면 시장진입에 필요한 준비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생·손보를 분리하고 보험업법에 충족될 만큼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농협보험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으로 나뉘게 된다. 하지만 현재 농협보험의 공제수익 중 90% 이상이 생보 공제료 수익인 만큼 진출 초기에는 생보시장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1000명 정도 되는 설계사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 영업조직을 강화하고 설계사 교육센터를 전국 곳곳에 세워 전문인력을 양상할 계획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공룡의 출현에 내심 걱정을 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태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어짜피 '공제'라는 명칭으로 보험업을 영위해온터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반대할 이유도 없다는 것. 그러나 몇 가지 점에서는 아직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우선 보험업계는 소비자를 찾아가서 가입을 권유하는 아웃바운딩 영업이 취약한 농협보험이 이를 강화하기 위한 무분별한 보험 설계사 스카웃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내년 3월 농협보험도 엄연한 보험사가 되는 것"이라며 "보험사의 주영업방식인 아웃바운딩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고객을 빼앗기는 것도 걱정이다. 보험연구원이 지난해 보험가입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농협 금융거래 이용률은 73.6%로 집계됐다. 또 농협보험에서 변액보험과 자동차보험을 판매할 경우 변액보험은 응답자의 13.2%가, 자동차보험은 21.7%가 농협보험에 가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생·손보협회는 그동안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마땅한 방법도 없는 실정이다. 보험업을 영위하는 만큼 불합리한 특혜를 없애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농협법 개정안은 방카슈랑스 25%룰을 5년간 유예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농협 단위조합은 보험대리점으로 규정되는데, 단위조합에도 ‘25% 룰’ 및 아웃바운드 영업금지 등의 규제 적용은 5년간 유예되는 특례가 적용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교직원공제도 다른 보험사들처럼 보험업법에 규제를 받고 보험업에 진출했는데, 농협에게만 특혜를 주면 불공평하지 않냐"며 "향후 타 공제회의 보험업 진출에 불합리한 선례를 남기게 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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