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의 '무리수'?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의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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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랩 잔고 놓고 '2위' 경쟁

[서울파이낸스 문선영기자] 증권사들이 때아닌 '2위' 논쟁에 휩싸였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랩' 때문이다.

▲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
논쟁의 발단은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이다. 최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인까지 합치면 현대증권이 랩시장에서 2등"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말 기준 주요 증권사별 전체 랩 잔고는 대우증권 12조7553억원, 현대증권 6조2596억원, 우리투자증권 4조2956억원, 삼성증권 3조7591억원 등으로 현대증권이 대우증권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우리투자증권이 발끈하고 나섰다. 우리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법인 계좌까지 포함한 잔고를 놓고 2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업계 사정을 무시한 것"이라며 "경쟁의식이 지나쳐 무리한 발언을 한 것 같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증권사들이 랩 실적을 말할 때는 현대증권이 제시한 자료를 근거로 하지 않는다"며 "대우증권이 랩 부문에서 1위라고 말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통용되는 자문형 랩 상품의 잔고 순위는 지난 1월 말 현재 삼성증권 2조9000억원, 우리투자증권 1조2500억원, 한국투자증권 9551억원, 미래에셋증권 8006억원으로 우리투자증권이 2위를 차지하게 된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랩 잔고를 놓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랩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랩 열풍'으로 증권업계의 관련 수익이 크게 늘어나면서 이미 랩 수수료 수익이 펀드 수수료를 추월하는 증권사까지 생겨나는 등 '자문형 랩'은 증권사들의 주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 대우 한국 미래에셋 우리 현대 동양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8개 대형 증권사의 지난 3분기(2010년 4~12월 누적 기준) 랩 수수료(자산관리수수료)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211.7%나 증가한 148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증권사 핵심 수익원으로 꼽혀왔던 수탁수수료 수입과 펀드수수료 수입은 각각 13.0%, 6.2%씩 감소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1~2년간 랩시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경향이 있다"며 "무리한 실적 경쟁 보다는 고객들에게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건전한 경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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