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분서주 김석동, 예금자 불안 잠재우나
동분서주 김석동, 예금자 불안 잠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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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부산·목포서 긴급회의 주재
21일 하루만 4900억원 인출…속단 일러
'대기번호'만 받고 돌아간 고객 수백명

[서울파이낸스 전보규·이종용 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 예금자 달래기에 여념이 없다. 부산과 광주 등 뱅크런 우려가 짙은 저축은행들이 있는 지역을 잇따라 방문하고 저축은행을 방문해 직접 고객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석동 위원장은 이날 목포상공회의소에서 '목포·전남지역 저축은행 예금자 및 기업·서민금융 지원 관련 관계기관 합동 간담회'를 가졌다. 전날에는 부산에서 관계기관 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회의 후에는 부산에 소재한 우리저축은행을 방문해 고객들에게 예금인출 자제를 당부했고 우리저축은행에 직접 2000만원을 예금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틀간의 일정은 모두 예정에 없던 긴급 방문이다. 연이틀 당초 계획되지 않았던 지방출장에 나선 것은 잇따른 영업정지에 따른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심리적 불안을 잠재워 대규모 인출사태를 막기 위한 것이다.

지난 17일 부산·대구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후 부산지역전체에서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나타났고 부산2·중앙부산·전주저축은행 등 부산저축은행계열 3곳이 예금지급 불능 상태에 이르러 추가 영업정지됐다.

부산은 시민 6명당 1명꼴인 60만명이 저축은행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저축은행의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부산저축은행은 지역 내 최대 규모로 부산저축은행과 부산2저축은행의 예금자를 포함하면 총 26만7000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4%를 차지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계열 5곳의 영업정지에 따른 후폭풍이 겉잡을 수 없이 번질 상황이었다.

목포에는 지난 19일 영업정지된 보해저축은행 본점이 있다. 보해의 경우 자체 경영정상화에 적극 나서면서 영업정지 당시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이 목포를 방문한 것은 광주·전남 지역에서 심리불안에 따른 예금인출 요구의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21일 오전 김 위원장이 우리저축은행을 방문한 뒤 오후에는 인출요구가 잦아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직접 설득한 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셈이다. 하지만 대규모 인출사태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설지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21일 하루 전국 저축은행에서 빠져 나간 예금은 4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후 3일차에 인출된 2800억원보다 2000억원 더 많은 금액이다.

특히 우리저축은행 등 부산지역 10개 저축은행에서는 900억원을 찾아갔으며 도민과 새누리저축은행에서도 각각 200억원 가량 예금이 인출됐다.

영업점에서 번호표를 받고도 마감시간 때문에 발걸음을 돌린 고객도 수백명에 이르렀다.

도민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마감시간인 오후 4시 기준으로 대기인원이 200여명이었다"며 "마감시간에 와서 번호표를 뽑았다면 3일 후인 목요일 오후에 업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오늘부터는 예금인출 요구가 조금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언제 다시 급격히 인출고객이 늘어날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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