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위원장, 저축銀 예금자 달래기 총력
김석동 위원장, 저축銀 예금자 달래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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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예금인출 없으면 다 잘 풀릴 것"
고객, "무조건 믿고 기다리기 어려워"
'부실저축銀' 못박은게 불안감 키웠다

[서울파이낸스 전보규 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예금자들의 불안감을 진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예금자들의 불안감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1일 부산에 소재한 우리저축은행을 방문해 고객들에게 예금인출 자제를 당부했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1일 긴급히 부산을 찾아 '부산지역 저축은행 및 기업·서민금융 지원 관계기관 합동 대책 회의'를 갖고 우리저축은행을 방문해 예금자들에게 인출 자제를 당부했다.

지난 17일 부산·대전저축은행 등 부산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저축은행 2곳의 영업정지 이후 부산지역에서 급격한 예금인출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두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부산저축은행 계열 나머지 3곳에서는 대량인출사태가 벌어졌다. 예금인출 직격탄을 맞은 부산2·중앙부산·전주 등은 결국 인출 요구를 감당할 수 없어 영업정지 됐다.

금융당국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 미만이라고 밝혔던 보해저축은행에 대해서도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부산·대전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이틀간 104개 저축은행에서 4600억원이 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4200억원이 부산저축은행 계열사 3곳에서 빠져나갔고 나머지도 자기자본비율 5% 미만이라고 공개된 곳에 집중됐다.

지금도 부산지역을 비롯해 자기자본비율 5% 미만 저축은행 앞에는 예금을 찾으러 온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들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저축은행 전체적으로는 예금인출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급격한 예금인출 요구만 없다면 곧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입장이다. 김 위원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고객들에게 예금 인출 자제를 당부한 것도 이 같은 의중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와 예금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서울 소재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금인출을 위해 지점을 찾는 고객들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불안감도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영업이 중단되는 저축은행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인출요구 사태가 발생할지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객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됐다기 보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며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대규모 인출이 지속되고 있어 언제 불똥이 튈지 불안하다는 얘기다.

이 저축은행의 한 고객은 "정부에서 보장해준다고 해서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며칠새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어 저축은행에 맡긴 돈이 어떻게 될까 조마조마 하다"며 "언제까지 기달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은 "돈을 안찾고 기다리면 모든게 잘 될거라고 말하지만 당장 생활에도 문제가 있고 지금 같이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에서 정부의 말만 믿기는 솔직히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부산저축은행 계열사를 비롯한 일부 저축은행의 대량 인출사태를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모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사정이 어느 정도 다 알려진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몇몇 곳에 대해 부실저축은행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뱅크런에 불을 지폈다"며 "안그래도 불안한 마당에 내가 거래하고 있는 저축은행이 부실하다는데 예금을 안 찾고 기달릴 수 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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