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장기보험 '뇌관' 터지나
손보업계, 장기보험 '뇌관'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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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평균 손해율 81% '상승전환'…전년比 2.5%P↑
그린손보 90% '최고'…롯데·삼성·LIG 등 평균 웃돌아

[서울파이낸스 유승열 기자] 손해보험사들을 옥죄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뿐 아니라 장기보험의 손해율도 위험수위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손보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장기보험으로 인한 이익감소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2010년 4∼11월) 국내 9개 손보사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80.9%로 전년동기(78.4%) 대비 2.5%포인트,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79.2%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사별로는 그린손보가 90.1%로 가장 높았고, △롯데손보 88.7% △삼성화재 85.7% △한화손보 83.5% △LIG손보 82.4% △현대해상 81.2% △흥국화재 80.8% △동부화재 80.0% △메리츠화재 78.2% 등의 순이었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지난 2006회계연도 85.7%에서 2007회계연도 84.3%, 2008회계연도 79.6%로 떨어지며 2009회계연도에 저점을 찍었으나, 2010회계연도에 상승반전했다.

이에 손보사들의 장기보험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미 일부 손보사들의 경우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손해율이 가장 높은 그린손보는 지난해 11월 말 323억54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규모가 작은 중소형사들은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린손보는 지난해 11월 말 84억9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흥국화재와 롯데손보는 각각 62억6900만원, 57억14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장기보험 손해율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보장기간 3~5년의 상품들이 만기가 도래해 경과보험료가 감소하고, 장기보장성보험의 경우 장수리스크로 인해 지급보험금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적자폭이 점점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이었던 장기보험상품은 장기적으로 볼 때 팔면 팔수록 보험사로선 손실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땅한 수익창출원이 없었던 손보사들에게 장기보험은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었다"면서 "많이 판매된 만큼 손해율은 앞으로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2006회계연도 11조1945억원, 2007회계연도 13조5977억원, 2008회계연도 16조2544억원, 2009회계연도 23조2038억원을 기록하는 등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문제는 손해율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손보업계 관계자는 "장기보험은 갈수록 손해율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지만 현재로선 손해율을 안정시킬 수 있는 뾰족한 방법도 없다"며 "올해 보장기간이 5년인 장기상품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어 향후 손보사들은 더 많은 손실을 떠안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목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도 "장기보험은 성장성이 높지만 수익성이 취약한 상품"이라며 "위험률이 손실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보사들이 손해율 안정화를 꾀해 영업이익 감소폭을 줄여야 한다"며 "선진국처럼 수익성이 확실한 일반보험에 주력하는 등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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