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株, '깊어지는 시름'…조정 국면 진입
조선株, '깊어지는 시름'…조정 국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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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7일간 4개 조선주, 평균주가하락률 -16%
"조정 국면이지만 기간은 길지 않다"

[서울파이낸스 양종곤 기자] 조선주에 대한 시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강석 가격 인상, 외국인 매도에 따른 수급, 잇따른 악재 모두 딛고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은 이들의 요구대로 따라주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 초만 해도 한껏 부풀었던 조선주에 대한 기대감은 현재 크게 꺾였다. 최근 4대 주요 조선업체 주가는 모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14일까지 주가하락률을 살펴본 결과 상위 4개 업체인 STX조선해양(-19.47%), 현대중공업(-10.74%), 삼성중공업(-17.32%), 대우조선해양(-18.76%) 등 평균 16%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주가부진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물량과 발주 공백을 가장 큰 요소로 꼽고 있다.

이재원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진은) 수급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 외국인 매도의 강도와 시기에 대한 시각차는 있지만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펀드멘탈의 경우 드릴 쉽 발주가 잘 나와 다른 분야에서 수주를 기대하는 상황이었지만 현재 수주 모멘텀은 공백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상선 업황의 경우 수주, 선가, 수주잔량이란 3대 지표중 수주만 반등에 성공했을 뿐 신조선 지수는 반등에 성공 못했고, 세계 수주잔량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또 지난 2008년 이후 신조선가가 평균 30% 정도 하락한 영향이 올해 하반기 건조물량부터 반영돼 상선 부문의 매출 및 영업이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업계 안팎으로 붉어진 이슈에 조선주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도가 꺾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개별기업 문제인 만큼 업황에 직접적인 연결은 무리라고 지적하지만 투자자들이 조선주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지난 1월 26일 국내 빅 4의 해운업체의 한 축이었던 대한해운 법정관리 신청 여파는 연쇄 부실화 우려를 키운 대표적인 악재다. 당시 코스피 지수 전반에 영향을 끼칠만큼 반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대한해운이 벌크선 중심의 대형 해운업체로서 국내 조선업체가 벌크선 비중이 낮아 관련 영향은 낮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당시 조선주들의 주가 낙폭과 국내 굴지 조선사의 갑작스런 부도선언이란 점에서 현재까지 잠재적 우려 요소임을 짐작케 한다.

또 지난 14일 STX조선해양이 수주불발 영향에 -11%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인 점 역시 현재 조선주에 대한 민감도가 어느 수준인지 드러내는 단적인 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도 업황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최근 악재 연장선상인만큼 조선주에 우려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긴  마찬가지다. 최근 생산직 근로자들의 대규모 정리 해고로 노조측이 농성에 돌입, 노사간 갈등이 깊어지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여전히 주가 상승 요인은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직접적인 업황 우려 요소로 작용한 철광석과 후판가격 인상 역시 충격이 크지 않다고 단언했다.

이봉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락은 수급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주가하락"이라며 "해양플랜트와 컨테이너선박 수주 모멘텀은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후판가격인 인상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선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실적 둔화폭도 작다"며 "원화 강세가 이어져도 일본, 중국 대비 가격 경쟁력 유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연구원 역시 "단기 조정은 시작됐지만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철광석과 후판가격은 오는 2분기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갈 가능성 있는 만큼 부정적인 요인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조선주 매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얘기까지 시장에 들려오는 상황에서 장밋빛 전망만으로 투자자들의 투심을 회복시킬지 여부는 현재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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