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권사 시장점유율 공시 '제각각'
<기자수첩>증권사 시장점유율 공시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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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증권사 공시가 말썽을 빚고 있다. 하나의 사실에 대해 주요 증권사들이 저마다 다르게 공시하고 있기 때문이다.(본지 2월15일자-대우·삼성·우투證 브로커리지 점유율 "믿을 것 못돼"- 기사 참조)

삼성, 대우, 우리투자증권 등 ‘빅3’ 증권사 주식 수탁 수수료 시장 점유율이 그것인데,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공시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자체 조사 결과 삼성증권 공시를 제외한 대우, 우투 등의 공시는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공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히면서도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안일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빅3 증권사 주식 수탁 수수료 시장 점유율 공시를 조사한 결과 삼성증권을 제외한 대우와 우투의 공시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해당 증권사에 정정을 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다. 주식시장에서 가격과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로 공정한 가격형성을 목적으로 한다.

이 같은 공시의 목적과는 상반되게 주요 증권사의 공시는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공되고 해석된다면 공시가 존재해야 할 필요가 없다.

특히 시장 점유율의 경우 증권사들이 광고 등을 통해 영업에 활용하는 경우가 빈번한 만큼 논란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광고의 대상이 일반 소비자 및 투자자들인 탓이다.

투자자 보호와 공정 공시에 앞장서야 할 금감원이 이 같은 공시의 가장 기본적이 문제를 수년간 사전 감지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 할 수 있다. 사실상 직무유기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임기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김종창 레임덕'으로 금감원의 기강 해이를 비꼬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공시 논란에 대해 고의성이 없어 보인다고 간단히 면제부를 주는 것은 더더욱 문제라 할 수 있다.

증권사들의 서로 다른 주식 수탁 수수료 시장 점유율 공시를 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일각에선 정정 공시만으로 사태를 넘겨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도성'을 배제하기 어려운만큼 허위 공시에 해당하는 제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금감원이 공시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바로 잡겠다고 나서 공시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지만 공시를 감독해야할 감독당국이 수년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점은 금감원의 현 위치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통합법 2년을 맞아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 착수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큰 것보다 작은 것부터 점검하고 실천하는 금융당국의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닌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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