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수수료 높다" 박현주 불똥 펀드에도 튀나
"랩 수수료 높다" 박현주 불똥 펀드에도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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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간 갈등에 자산운용사 긴장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최근 펀드의 대가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촉발한 랩 수수료 적정성 논란이 펀드 수수료 적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기세다. "펀드 수수료는 왜 언급을 하지 않았냐"는 볼멘소리가 일각에서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수수료와 비교해 약 2배 정도 높은 랩 수수료에 대한 논란은 이미 시작됐다. 정작 금융투자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대형 증권사간의 상품 수수료 논란이 자산운용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특히, 랩이 고액 자산가를 겨냥해 판매되는 반면 펀드는 적은 비용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소액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민형 상품의 성격이 짙어 논란이 확산될 경우 그 파장은 랩 수수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는 점에서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일 박현주 회장이 랩 수수료가 높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지적하고 나서 랩 수수료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다음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은 "랩 상품에 대한 수수료 인하보단 고객만족도를 높이는데 집중 하겠다"고 밝혀 박 회장의 랩 수수료 언급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췄다.

이 같은 양박의 대결 구도에 정작 증권사 보다는 자산운용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다. 펀드와 랩의 대가 간의 갈등에 자칫 펀드 수수료 논란으로까지 불거질 가능성을 염두 해 둔 탓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펀드 수수료는 지난 리먼 사태 이후 금융당국의 의지로 인하된 바 있다"면서 "현재 펀드수수료는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해 수수료 논란이 펀드로 이어질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반 주식형 펀드 보수율은 1.64% 수준으로 이중 운용사인 자산운용사의 몫은 보수의 0.64%p 정도다.

또한, 이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펀드 수수료를 내리는 바람에 증권사들이 랩 등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취급하는데 집중하는 결과를 초래한 측면도 있다"면서 "펀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증권사들의 랩 판매 증가가 자산운용사의 펀드운용 감소로 이어져 수수료 수익에 악영향을 줬다"고 말해 금융당국의 정책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랩에서 시작된 수수료 문제가 펀드로 이어질 경우 두 상품 모두 수수료 원가 공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신용카드사와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갈등에 원가 공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 왔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대출에 대해서 금융당국이 금리인하를 주문했을 당시에도 대출 원가 공개에 대한 요구가 공공연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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